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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실직 불안' 털어낸 진에어.."동료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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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면허 취소'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국토교통부가 불법 등기임원 재직 논란에 휩싸였던 진에어의 항공면허를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출범 10년 만에 영업중단 위기에 놓였던 진에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17일 진에어 직원들은 국토부의 발표를 전후해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 발표 직전엔 면허 취소가 현실화 될 수 있단 걱정에 불안해했지만, 면허유지 소식을 접한 뒤엔 기뻐하며 서로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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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직접 객실승무원으로 현장근무를 했던 조현민 전 부사장. [사진=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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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직원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이날 이른 오전부터 면허 취소를 걱정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행여 국토부가 면허 취소라는 '강수'를 두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국토부의 발표가 예정된 오전 10시에 임박하자 다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한 직원은 "신경이 쓰여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초조한 심경을 토로했다.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거나 "이제 5분 남았다"며 발표만 기다리고 있는 직원도 있었다. "다 잘 될 거다. 조짐이 좋으니 모두 힘내라"며 동료를 위로하는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국토부의 발표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직원들은 "항공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는 국토부의 발표 내용을 접하고는 기뻐하며 서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 직원은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다"고 동료들을 위로했고, 일부는 "야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국토부의 최종 결정으로 약 2000명에 달하는 진에어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4개월간 이어오던 '고용 불안'에 대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직원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회사와 자신의 미래에 대해 크게 걱정해 왔다.

특히 최근 국토부 내 분위기가 진에어에 불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직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다. 국토부가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를 두시간 만에 끝낸 것도 불안한 마음을 가중시켰다.

이에 진에어 직원들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이들은 지난달 25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직접 거리로 나가 '국토부 갑질'을 규탄하고 국민들에게 '생존'을 호소했다.

또한 이달 초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간담회 땐 직원과 가족 등 3000여명이 고용 불안을 호소한 탄원서를 작성, 국토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 진에어 직원은 "직원들이 회사를 살린 것"이라며 "동료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진에어 직원들은 국토부가 일정기간동안 신규 항공기 도입 및 신규 취항 제한 등 일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렸다.

한 직원은 "LCC 시장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재로선 빨리 노선 및 항공기를 확대해야 시장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다른 직원은 "당연히 타격은 있겠지만 생존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금껏 그래왔듯 묵묵히 잘 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한편 진에어를 면허 취소 위기에 몰아넣은 외국인 불법 등기임원 논란은 지난 3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물컵을 투척, 해당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처음 시작됐다.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 국토부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검토에 돌입했다.

us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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