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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도시도 여자처럼 예뻐야"… 혐오발언 최다 신고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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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인권위, 17일 정치인 혐오표현 관련 토론회 개최… 혐오표현 사용한 25명 중 22명 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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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6월 전국지방선거 기간 중 서울시 신길역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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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 하고 씻지도 않는 게 아니지 않냐. 매일 씻고 피트니스도 하고 자기를 다듬는다. 도시도 항상 다듬고 옆집하고 비교도 해야 한다"

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올 5월 지방선거 중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시 개발 공약을 '낡은 환경지상주의'라고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목적은 박 시장의 도시 개발 비판이었지만 여성은 항상 꾸미고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성차별적 논리를 끌어다 써 논란이 됐다.

17일 국가인권위원회와 지방선거혐오대응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혐오표현 신고센터에 접수된 정치인들의 혐오표현 사례가 발표됐다.

신고센터에는 5월31일부터 6월13일까지 2주 간 후보자 25명이 발언한 내용 61건이 접수됐다. 시민들이 유세 현수막, 후보자가 발송한 문자, 선거 공보물, 후보자의 유세와 TV토론회 등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제보한 것이다.

혐오표현 사용이 가장 많이 접수된 후보자는 김 전 서울시장 후보와 박선영 전 서울교육감 후보로 각각 8건씩 접수됐다. 이밖에 명노희 전 충남교육감 후보(6건)와 설동호 전 대전교육감 후보·박성호 전 경남교육감 후보(3건) 등이었다.

김 전 후보자는 5월13일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합동 인터뷰에서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김 전 후보자는 "남성 동성애는 위생상 문제가 많고 의사에게 물어보니 에이즈 환자 때문에 재정이 엄청 고갈되고 있다.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는 또 "동성애는 담배 피우는 것보다 훨씬 유해하다. 한번 맛 들이면 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는 또한 5월31일 선거운동 출정식에서 세월호 참사를 가리켜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 "세월호처럼 죽음의 관광을 한다"고도 말했다.

혐오표현 사용이 접수된 후보자 대부분은 낙선했다. 신고가 접수된 25명 가운데 당선자는 3명으로 △설동호 대전교육감 △김준배 김제시장(더불어민주당) △원희룡 제주도지사(무소속)다.

주요 혐오표현 대상은 성소수자(49건)와 세월호유가족(92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2건), 여성(2건), 장애인(1건), 기타(5건) 등이었다.

발제에 나선 정민석 지방선거 혐오대응 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방선거에서도 성소수자, 장애, 여성 등 소수자 인권을 조롱하거나 모욕을 주는 혐오표현과 선동이 있었다"며 "이 같은 혐오표현은 평등한 선거를 방해하는 요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혐오표현을 방지하기 위해 형사범죄화하기 보다는 다양한 비강제적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혐오표현을 형사범죄화하면 전반적인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고 처벌 가능한 혐오표현이 극히 일부로 한정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른 관계자들과 협력해 혐오표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비강제적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람 인권위 인권정책과 사무관은 "인권위도 혐오표현의 정의와 문제점, 대응방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 등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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