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최근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회계 규제 강화 방안까지 발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전문가들은 관련종목 뿐 아니라 코스닥 전반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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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초반 코스닥이 급락한 데는 주말 사이 불거진 터키발(發) 금융시장 불안 여파와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골드만삭스의 부정적 투자보고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에 대해 “유럽에서의 바이오시밀러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며 연말 목표주가를 14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보고서 발간 직전인 지난 10일 종가 27만6000원의 절반에 그친다. 연중최고치인 39만2000원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이다.
이어 다른 제약·바이오주에 대해서도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자산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4%포인트 이상 빠진 것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인 신라젠, 메디톡스,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 휴젤. 제넥신, 코오롱티슈진, 에스티팜 등은 큰 폭의 조정을 겪으며 지수 자체를 끌어내렸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섹터 특성상 회계 이슈는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실적 우려까지 겹치며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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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종은 코스닥 시장내 비중이 30%를 웃돈다. 당장 시총 10위권에 포함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메디톡스, 에이치엘비, 바이로메드 5개 종목의 시총 규모만 전체의 10%에 달할 정도.
금융당국이 진행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테마감리 역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12일 10개 바이오 업체에 대한 테마감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차바이오텍 회계처리 논란, 네이처셀 대표이사 구속,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회계처리 관행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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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의견과 반등은 모색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엇갈린다.
코스닥 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측에선 제약·바이오 업종의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부진이 지속되면 코스닥 반등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회계 관련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질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단기트레이딩은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추세적 반등은 어렵더라도 낙폭이 지나치게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간 반등을 모색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박스권 등락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단기 반등에 둔 박스권 풀레이는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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