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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AI비서들의 `거실 쟁탈戰` 동맹 넓히고 지능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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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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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시장을 둘러싸고 삼성,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 간 한판 대격돌이 전개되고 있다. 먼저 AI 스피커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고 두 회사 서비스를 연동시키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폰 AI비서시장 점유율을 등에 업고 AI 스피커에서도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내 삼성전자도 빅스비 2.0을 탑재하고 음질을 크게 높인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어 국내외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MS는 15일(현지시간) 각각 자사 AI 비서·플랫폼 '알렉사'와 '코타나'를 올해 말까지 상대방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서비스 통합을 위해 1년여 동안 연구·협상을 진행해왔다. 아마존은 '알렉사'라는 AI 비서·플랫폼을 개발·보유하고 있고 이를 AI 스피커인 '에코'에 탑재해 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이번 협력에 따라 아마존과 MS의 AI 비서 이용자들은 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AI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를 보유한 사람들은 그동안 알렉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MS의 코타나를 불러내 윈도10에 접속해 이메일을 보내거나 일정을 정리하는 것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코타나 사용자들은 알렉사를 통해 아마존에서 물건의 주문·발송·추적·반송 등 다양한 음성명령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를 공유하는 방식은 '코타나, 알렉사를 열어줘'처럼 서로 AI 비서를 불러내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게 외신들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알렉사가 약 4만5000개의 명령어 실행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능이 250개 정도에 그치는 코타나를 당분간 리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이 MS와 손을 잡은 것은 구글·애플의 추격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AI 비서 '어시스턴트'와 '시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AI 비서시장에서는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 AI 비서' 점유율은 구글 46.7%, 애플 40.1%, 바이두 13.2%, 삼성(빅스비 12.2%) 등이다.

구글·애플은 스마트폰 AI 비서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AI 스피커에서도 아마존을 추격해오고 있다. 구글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AI 스피커 '구글홈'을 팔고 있고, 애플은 올 2월 시리를 탑재한 '홈팟'을 내놨다. SA에 따르면 작년 2분기 글로벌 AI 스피커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75.8%에 달했으나 올해 2월에는 41%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16.1%에서 27.6%로 높아졌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성장하고 있는 데다 연내 삼성전자도 AI 스피커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자연어 인식률을 높인 AI 비서 빅스비 2.0을 탑재한 스피커 '갤럭시홈'의 외형과 콘셉트 등을 공개했다. 갤럭시홈은 하만의 AKG스피커 6개와 우퍼 등을 넣어 경쟁 제품에 비해 음질을 높였고, 마이크를 8개 넣어 멀리 있는 이용자의 목소리도 인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TV·냉장고 등 삼성의 가전제품과도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세계 AI 스피커시장 규모가 올해 63억달러에서 2021년 11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스피커 경쟁은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가열되고 있다. 2016년 9월 SK텔레콤이 '누구'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네이버·카카오 등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구글홈과 갤럭시홈이 연내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의 양강 아마존과 구글도 국내 출시를 추진하면서 미국, 중국에 이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되고 있다. 구글홈은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손잡고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구글홈은 지메일, 구글맵, 구글드라이브 등 구글 생태계와 접목한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KT 등 국내 업체들은 △제휴사 확대를 통한 서비스·기능 다양화 △호텔 등으로 서비스 확대 △보급형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아마존·구글 역시 생태계 확산을 통해 서비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AI 스피커에 사활을 거는 것은 AI 스피커가 향후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시티 등으로 진화할 사물인터넷(IoT) 생태계의 핵심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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