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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유수경의 WHO ②] 고민하는 후배들에게...이정재의 '따뜻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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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정재.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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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가 힘'이라는 말이 정석으로 통하는 연예계에서 젊은 시절의 미모(?)를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야속한 세월을 탓하기보다 주름마저도 멋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롱런의 비결일 게다.

이정재는 나이가 들수록 빛이 나는 배우다. 지난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그는 어느덧 데뷔 26년차 배우가 됐다.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20대의 이정재도 매력적이었지만, 40대의 이정재에게는 따라잡기 힘든 아우라가 있다고 말한다.

이젠 어딜 가도 선배다. 그는 현장에서 만나는 후배들을 최대한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대선배' 이정재가 후배 입장에선 편할 리 없지만.

몇 해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후배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선후배라기보다는 그냥 같은 직업을 가진 동료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이정재는 배우와 사람 사이, 자신의 진짜 모습에 대한 고민에 빠진 적도 있었다. '인간 이정재는 어디에 있나' 하는 물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진 않는다. 연륜이 쌓이면서 사고 또한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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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와 만난 이정재는 영화 그리고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긴 시간 배우로서 활동하며 '톱'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분명히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25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까, 보통 한 직업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면 깨닫는 것이 생기잖아요. 저도 어릴 땐 혼란이 있었어요. 어딜 가도 나를 다 알아보고 이런 것들이 어쩔 때는 개인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거마저도 다 편한 거 같아요."

"물론 그때도 저를 알아봐주는 게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게 진짜 내 모습이고 내가 그냥 '인간 이정재로 살아가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후배 연기자들 중엔 그를 롤모델로 삼는 이들도 무척 많다. 이정재에게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연기자는 어쩔 수 없이 일을 많이 해야 해요. 여러가지 조건과 환경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순간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조건이나 환경은 본인이 열심히 하면 좋아지기 마련이라서 자기에게 들어온 일이라면 그 환경과 조건을 잘 받아들이고 일을 많이 하는 게 본인에게 훨씬 더 좋은 도움이 돼요."

"무조건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연기자가)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잖아요.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즐겁게 생각해야 돼요. 열심히 하는 거보다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들을 하잖아요. 하면 할수록 영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되고, 아는 것만큼 더 재미를 느끼게 되죠."

이정재가 비중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들로 관객들을 만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그는 결코 주인공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좋은 프로젝트에 같이 한다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나를 이제 진짜 선배라고 생각하는구나' '내게 영화인 선배로서의 역할을 바라는 게 많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예전에 선배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제 그 역할을 제가 하게 되는 거 같고요. 받은 게 있으니까 저도 뭔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음의 빚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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