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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뒤끝’ 트럼프…자신 비판한 전 CIA 국장 기밀취급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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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존 브레넌 전 CIA 국장 기밀취급 권한 빼앗아

“이 정부에 대해 근거없는 주장 떠들어”

백악관·FBI·CIA 출신 비판자들 10명 리스트에

민주당 아담 시프 “정적명단 추잡하고 비민주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해온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취급 권한을 빼앗아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비판자들에게도 같은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예고해, 대통령의 권한을 개인적 ‘뒤끝’에 활용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대독한 성명에서 “브레넌은 이 정부에 대해 근거없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인터넷과 텔레비전에서 떠들었다”며 브레넌 전 국장의 기밀취급 권한 박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 내에서 고위 관료들이 브레넌과 상의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그의 변덕스러운 행위와 행동으로 인한 위험보다 더 작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비판자들에 대한 명백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 수장을 지낸 브레넌 전 국장은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미 정보기관을 불신하는 발언을 하자 “반역적”이라고 공격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백악관 참모 출신의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을 “개”라고 비난하자, 트위터에 “대통령이 뭔지, 품위있는 사람이 되려면 뭐가 필요한지 이해 못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미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브레넌 전 국장을 비롯해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장,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 부국장 등 6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밀취급권 박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는 이 명단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거부했다가 해임된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 등 4명을 추가했다. 모두 과거 행정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사들이다. 기밀취급권이 박탈되면 안보·로비 분야 업체에 취업할 수가 없다.

브레넌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정부에 대한 어떠한 비판이든 위협하고 억누르려고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본다”며 “이것으로 나를 물리치거나 조용히 시킬 것으로 믿었다면 대단히 실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아담 시프 의원은 트위터에 “‘정적 명단’은 추잡하고, 비민주적이며, 비미국적이다. 비판자를 침묵시키려는 이런 행동은 위법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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