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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김정남 암살’ 용의자 동남아 女 2명, 오늘 선고...유죄면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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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독성 물질로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 2명에 관한 선고 공판이 16일 열린다.

A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이날 오전 베트남 출신 도안 티 흐엉(30)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6)에 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여성은 지난해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맹독성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 모두 34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두 여성은 재판 과정에서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의 말에 속아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두 여성은 사건의 배후로 북한인 4명을 지목했으나, 이들은 범행 후 말레이시아 국외로 도주해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 암살 배후설을 부인한 상태다.

조선일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VX(맹독성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아 암살됐다. / 조선DB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6월 최종 변론에서 두 여성이 VX를 사용한 암살을 위해 훈련된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독극물이 가장 잘 흡수될 수 있는 신체 부위(얼굴과 눈)를 알았고, 자신들이 중독되지 않기 위해 15분 안에 독성 물질을 씻어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울러 검찰은 당시 영상을 검토한 결과 두 여성이 김정남을 공격할 때 전혀 웃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장난으로 알고 있었다는 이들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두 여성의 민소매 셔츠와 티셔츠, 손톱에서는 VX 신경작용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두 여성의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은 북한에 의한 정치적 암살로 두 피고는 희생양”이라며 검찰 수사가 단순하고 부주의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두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진다. 무죄일 경우 석방될 가능성도 있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이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하고 항소할 경우 즉시 석방 조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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