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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시승기] 고속주행땐 거침없이 `쑥`…굽은 길에선 차분하게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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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X450h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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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 이후 가솔린 차량 판매가 늘고 있다. 2015년 68.8%까지 치솟았던 수입차 시장의 디젤차 점유율이 지난해 47.2%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가솔린차는 점유율이 42.9%로 늘어나며 디젤차와 격차를 줄이는 분위기다.

가솔린차 선전에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같은 친환경차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젤차 장점인 연비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가솔린차 특징인 정숙한 승차감을 선보이는 것이다. 과거처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됐다고 해서 일반 가솔린차와 가격 격차가 큰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점유율은 2015년까지만 해도 5% 미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9.9%로 계속 높아졌다.

하이브리드 판매를 이끄는 브랜드는 렉서스다. 렉서스의 올해 판매량 1~3위가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1위는 4656대가 판매된 ES300h, 2위는 714대의 NX300h, 3위는 616대의 RX450h다.

국내에 판매되는 RX450h는 2016년 첫선을 보인 4세대 모델이다. 렉서스 RX 시리즈는 1998년 처음 출시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영역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차종이 드물던 시기에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4세대까지 꾸준히 명맥을 이어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RX는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개발 초기부터 SUV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RX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렉서스 판매에 있어서 승용 세단인 ES와 함께 양대 축으로 통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RX450h 슈프림이다. 4세대 RX는 렉서스 디자인 공식으로 통하는 대형 스핀들 그릴이 단연 눈에 띈다. 강인해 보이는 인상을 통해 3세대까지 다소 여성풍으로 느껴지던 전면부 인상을 일축시키는 모습이다. 헤드램프도 L자 형상의 트리플 빔이 장착됐고, 주간주행등은 화살촉 모양을 연상시킨다. 2012년 3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 모델 변경)를 통해 일부 적용됐던 스핀들 그릴이 4세대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RX는 측면 윈도가 뒷도어와 이어져 마치 C필러가 없는 것처럼 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SUV는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개방감을 대폭 향상한 것이다.

가전 대국이면서 자동차에서는 앞선 전장제품 채택 속도가 느린 일본이지만 RX에서는 처음으로 풀 사이즈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형 풀컬러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센터패시아 모니터가 대시보드 위쪽으로 올라간 형태라 시인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4세대 RX의 가장 큰 변화는 넓어진 실내 공간이다. 전장, 전폭, 전고도 각각 120㎜, 10㎜, 20㎜ 커졌지만 실내 공간인 휠베이스 또한 50㎜나 커졌다.

이제 시동을 걸고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해 볼 차례. RX450h에는 하이브리드용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차답게 조용하다. 에어컨을 켜자 그제서야 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한다.

서울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왕복 130㎞가량을 주행했다. 고속도로와 국도가 적당히 섞여 있는 길이다. 천천히 가속을 하자 부드럽게 차가 움직였다. 고속도로에서도 매끄럽게 속도를 뿜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굴곡진 길에서도 AWD 시스템이 차량을 잘 잡아줬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연비. 여름철이라 에어컨을 과하게 틀었을 수도 있지만 정부 공인 표준연비가 복합연비 12.8㎞/ℓ인데 이보다 낮은 11.4㎞/ℓ에 그쳤다. 하이브리드 장점은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 진가를 발휘하기는 하지만 장거리 주행 시 연비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가솔린 특유의 조용한 승차감은 매력적이었다. 뒷좌석에 앉은 동승자는 마치 가솔린 세단처럼 부드럽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다. RX는 렉서스를 대표하는 SUV이자 심장 같은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세 가지 모델로 판매되며 슈프림은 부가세를 포함해 7760만원, 이그제큐티브는 8740만원, 스포츠 모델을 상징하는 F스포츠는 8740만원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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