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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트랜스젠더, 美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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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몬트주 당내 경선에서 승리, 주요정당으론 美 역사상 처음

조선일보

트랜스젠더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주요 정당의 주(州)지사 후보가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주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14일(현지 시각)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크리스틴 홀퀴스트(62·사진)가 3명의 경쟁자를 꺾고 민주당의 후보로 선출됐다. 홀퀴스트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현 주지사인 필 스콧과 맞붙게 됐다.

버몬트주 전기협동조합의 CEO였던 홀퀴스트는 2015년 성전환 수술을 했다. 홀퀴스트는 "평생 성(性)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다 결국 가족에게 그 사실을 더는 숨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수술 이전 그는 자녀 셋을 둔 아버지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홀퀴스트가 주지사로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1962년 이후 버몬트주는 연임에 도전하는 현직 주지사를 내쫓은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홀퀴스트 후보가 주요 정당의 첫 트랜스젠더 후보라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버몬트 미들버리대 명예교수인 에릭 데이비스는 "홀퀴스트가 주지사로 선출되지 않더라도 그는 선거운동을 통해 트랜스젠더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공헌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홀퀴스트 후보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버몬트주는 시민 권리 문제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경선 결과가 그리 놀랍지 않다"고 했다. 2000년 버몬트주는 미국 최초로 동성결혼을 '시민 결연(civil union)' 형태로 인정했다. 2016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와 맞붙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배출했다. 이번 민주당 경선에는 14세 소년 이선 소너번이 출마해 8%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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