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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샌프란시스코·파리의 '배설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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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전문 청소반 구성… 민간기업은 화장실 버스 운영

파리선 길거리에 소변기 설치

조선일보

배설물 전문 청소반, 화장실 버스, 길거리 소변기.

글로벌 대도시들이 악취를 내뿜고 도시 미관을 해치는 노상 배설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다음 달부터 인도(人道)의 대소변을 전문적으로 치우는 '배설물(Poop) 전문 청소반'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은 청소 차량과 특수 제작된 스팀 청소기 등을 동원해 매일 시내 주요 지역을 돌며 건물 벽이나 인도에 묻어 있는 대소변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올 들어 8월 현재까지 샌프란시스코시에 접수된 배설물 관련 신고는 1만45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27건이나 늘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공식적으로 배설물이 개 주인들이 반려견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노숙인과 관광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중 화장실이 진짜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공중 화장실은 22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늦은 오후가 되면 모두 문을 닫는다.

지역 일간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예산과 공간의 문제로 화장실 확충이 어려운 시 당국이 청소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간 차원에서 배설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비영리 기업인 라바메(Lava-Mae)는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라바메 창업자인 도니스 산도발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청결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도 노상 방뇨를 막기 위해 거리 곳곳에 '위리트로투아'라는 소변기〈사진〉를 설치하고 있다. 톱밥과 목재 조각으로 채워진 이 소변기는 물 없이도 최대 600명의 소변을 모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파리 시민들은 이 소변기가 외부에 완전히 노출돼 흉물스럽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파리 시민은 영국 BBC 인터뷰에서 "보기 흉한 소변기를 노트르담 성당 같은 역사적인 장소에 둘 필요가 없고 노출을 조장할 우려까지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박건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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