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美제재 앞두고 고객 붙잡기 사우디는 이란 고객 뺏기 나서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은 14일 이란 석유부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아시아 고객들에 석유 가격 할인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제안한 가격 할인율과 대상 국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아시아로 수출하는 자국 원유 가격을 대폭 낮춘 상태에서 또 한 차례 가격 할인에 나서는 것이라 그 어느 때보다 낮은 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이달 초 “이란석유공사(NIOC)가 아시아로 수출되는 9월물 원유 선물 가격을 모두 인하했다”며 “14년 만의 최저치”라고 전했다.
이란의 대대적인 할인 행사는 11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기 전에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판매가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과 관련이 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전체 이란산 석유 수출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란 입장에서는 놓쳐서는 안 될 고객들이란 뜻이다.
미국의 우방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 등이 석유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면서 이란의 고객 뺏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란으로서는 큰 위협 요인이다. 중동 언론들은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려는 아시아 정유사들을 구매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우디가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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