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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한솔제지 `깜짝실적`…이참에 대장株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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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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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솔제지와 무림P&P가 제지업종 대표주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솔제지가 줄곧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원가(펄프 가격) 인상으로 무림P&P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1·2위 자리가 바뀌었다. 그러나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한솔제지가 원가 상승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 입증돼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무림P&P 시총은 5582억원으로, 한솔제지 4879억원에 비해 앞선다. 지난해 말까지는 한솔제지 시총이 3330억원대로, 무림P&P 2828억원보다 소폭 앞섰다. 그러나 올해 초 들어 펄프 가격이 상승하면서 펄프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무림P&P 주가 상승이 가팔랐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말 4600원에서 이달 14일 종가 기준 895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펄프 가격 인상이 두 제지회사 주가의 희비를 갈랐다. 작년 말 t당 890달러인 펄프 가격이 올해 6월 900달러까지 상승했다. 무림P&P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목재조각을 통해 활엽수 표백화학펄프를 생산하는 회사다. 매출의 25%가 펄프에서 나온다. 실제로 무림P&P는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4% 늘어난 3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가파른 주가 상승이 '어닝 서프라이즈'의 예고편임을 입증했다. 펄프 부문 영업이익률은 26%를 기록했고, 제지 부문 영업이익률도 16%에 달했다. 다른 제지회사들과 달리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 초 주가 상승률은 무림P&P에 못 미쳤지만 한솔제지의 뒷심도 만만치 않다. 펄프 가격 강세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한솔제지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덕분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3.6% 늘어난 4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당초 증권가 예상치를 36%가량 능가하는 수치다. 산업용지, 특수지, 인쇄지 모두 제품 가격이 인상되며 매출이 늘어났다. 산업용지는 원재료(폐지) 가격이 내리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전망이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무림P&P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오른 수치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환경규제 영향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되면서 펄프 가격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솔제지 역시 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2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 측면에서도 투자 매력이 있다. 한솔제지는 중간배당을 주당 200원으로 결정한 데다 기말배당은 주당 50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예상 배당수익률은 3.5%다. 무림P&P는 올해 말 800억~9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이 쌓이게 되는데 올해 주당 400원으로 배당금이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상황에선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력은 한솔제지가 더 강하다고 전망할 수 있다. 무림P&P는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주가가 부담이다. 반면 한솔제지는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펄프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고 통상 비수기인 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는 자기자본수익률(ROE)이 15.4%에 달해 성장 가치주로서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달 신탄진 공장 설비 전환으로 감열지의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 글로벌 1위 업체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에서도 한솔제지가 다소 앞선다. 한솔제지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 무림P&P는 15배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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