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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한지붕 두가족` 매장, 느낌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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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루한 폭염으로 바깥 나들이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체험 기회가 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에 대한 고객 호응이 뜨겁다.

롯데슈퍼가 경기도 시흥점을 헬스앤드뷰티스토어(H&B스토어) 롭스를 일부 숍인숍 형태로 넣은 '롯데슈퍼 with 롭스' 1호점으로 리뉴얼해 지난달 19일 오픈했다. 롯데슈퍼가 지난 13일까지 26일간 일평균 매출을 과거와 비교하니 무려 37.5%나 신장했다. 고객 수가 15% 늘었고 객단가는 20%가량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슈퍼에 자주 드나들지 않던 10·20대 여성이 들어와 화장품과 마스크팩 등을 고르기 시작했고, 덩달아 롯데슈퍼 자체브랜드(PB) 상품 과자도 함께 구매했기 때문이다.

롭스 관계자는 "기존 슈퍼 포맷에 맞게 롭스 인테리어를 강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전략을 택했는데, 초기 투자 비용이 들지 않고 롭스와 익숙하지 않던 고객군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좀 더 신중하게 테스트해 보고 매장 확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전자제품 양판점 롯데하이마트와 롭스 간 결합도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 주안점을 리뉴얼해 오픈한 이 매장은 이달 13일까지 19일간 방문객이 직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이 기간 고객 체류 시간도 20% 급증했다.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 체류 시간이 늘자 소비도 증가하는 선순환에 들어섰다. 옴니채널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2층에 롭스를 넣자 가전 구매 등에 맞춰 롭스에서 세제와 비누 등 잡화를 함께 구매하는 효과도 있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스토어 '홈플러스 스페셜'도 성적이 좋다. 1호점인 대구점부터 서부산점, 목동점, 최근 오픈한 동대전점까지 개장 초 '오픈' 효과를 감안해도, 만 1개월이 지난 후에도 매출, 고객 수, 객단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유일한 목동점은 다른 스페셜 점포와 비교해도 매출과 객단가 강세가 돋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스페셜 점포 5곳 평균 매출은 각 점포 오픈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52% 신장했고, 고객이 한 번 쇼핑할 때 구매하는 금액(객단가)도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일반 매대를 슈퍼나 대형마트처럼 1인 가구가 소용량으로 살 수 있도록 진열했고, 그 아래쪽에는 창고형 매장처럼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를 배치했다.

이마트는 서울 장안동 노브랜드 전문점에 컬래버레이션 형식으로 이마트 자체의류브랜드(PL) '데이즈'를 넣었다. 데이즈가 이마트 외 공간에 들어선 것은 스타필드 하남 브랜드숍을 연 이후 두 번째다. 30·40대 여성 고객이 단독 디자인 상품을 사들이면서 고객 수와 매출이 동반 상승세다. 노브랜드 장안점은 이마트를 전환한 가장 넓은 전문점 매장으로 꼽힌다. 이에 노브랜드 강남고속터미널점도 입구 계산대 옆에 데이즈 매장을 좁게 넣고 클럽 조명과 신나는 음악까지 틀면서 중년 고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한 지붕 두 가족' 유통 모델이 확산된 지 오래다. 전자제품 양판점 빅카메라가 대표적이다. 빅카메라가 패스트패션 업체 유니클로와 결합한 빅클로(BICQLO) 매장이 곳곳에 생겼고, 드러그스토어 업체와 합쳐 만든 빅드러그 매장도 대표적이다. 빅카메라가 통째로 임대해 매장 일부만 H&B스토어 공간으로 두든지, 유니클로를 넣는 구조다. 전혀 다른 상품이지만 젊은 층이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 한데 모여 있어 편리하기 짝이 없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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