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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조합내분 이어 학교이전 '악재'…'잠실5단지' 재건축 표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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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초 이전 반대 민원…교육청 "조합, 시와 협의하라"

"신천초 이전 막히면 50층 종상향 등 사업추진 어려워져"

뉴스1

잠실 주공5단지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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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조합 내분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 잠실주공5단지가 이번엔 '초등학교 이전' 반대여론에 부딪히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항에 빠지게 됐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잠실5단지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사업지연 예상보고' 안내문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잠실5단지 일부 조합원들이 단지내 신천초등학교 이전 불가 민원을 강력하게 제기해 조합 및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논란이 불거진 만큼 협의와 함께 학교설립계획 수립을 완료하기 전에 신설 학교 이전이 타당한지 '교육환경평가서'를 제출할 것을 추가로 시에 요청했다. 또 초등학교 부지를 기부채납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해 시와 또 한 번 갈등을 예고했다.

당초 조합은 단지 남측 잠실역사거리 인근이 광역중심지로 인정받아 준주거지역 종상향이 가능해진 만큼 현재 남측에 있는 신천초등학교를 서측으로 이전한 뒤 이 부근에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와 도시계획도로를 배치할 예정이었다. 대신 서측에 새로 마련되는 부지에 2개의 초등학교를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합 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고층건물 배치를 이유로 아이들의 배움의 터인 학교가 단지 구석으로 몰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대 여론이 형성됐다.

학교 부지가 양분되면서 운동장 크기가 작아지고 학교가 구석에 몰려 길을 건너 통학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 아이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후 조합과 반대 축을 이루고 있는 '잠실5단지 주민회'에 가세해 초등학교 이전 반대 여론을 강화하고 있다.

초등학교 부지 기부채납 여부를 두고 서울시와 교육청의 이해관계가 갈린 것도 갈등 요인이다.

교육청은 초등학교 부지를 기부채납(공공기여)으로 인정받아 새로운 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 입장에서는 중학교 부지와 도시계획도로 등을 기부채납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초등학교까지 기부채납으로 하면 임대주택을 지을 수 없게 돼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미 잠실주공5단지의 기부채납 비율은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 평균인 15%를 웃도는 22%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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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잠실5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은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최종안을 가다듬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초등학교 이전 반대 문제가 확대되면서 조합과 서울시, 교육청의 추가 협의 기간 만큼 수권소위 결정이 연기되게 됐다. 조합 측은 '교육환경평가' 진행에도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합 측은 신천초등학교 위치가 50층 종상향 준주거지역 영향권에 위치한 만큼 이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종상향은 물론 재건축 사업 추진 자체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잠실5단지 조합 내 갈등은 이미 지난달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현 조합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50층 종상향 초고층 재건축',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적용' 등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잠실5단지 주민회'를 구성해 서울시청 등에서 시위를 열고 반대민원을 거듭 제기하면서 서울시 역시 부담감이 커졌다. 잠실5단지 주민회 커뮤니티에 가입된 주민 수는 현재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5단지는 총 3930가구로 구성돼 있다.

잠실5단지 재건축 사업이 난항에 빠지면서 최근 급등세를 보이던 아파트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시장 관심도 주목되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여파로 한때 급매물이 적체됐던 잠실5단지는 7월 보유세 개편안 공개 후 규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돼 전용 76㎡ 주택형이 단기간에 2억원가량 올라 18억 중반대에 호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집값 상승세가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강남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잠실5단지의 경우 급매물 소진 이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다시 매수세는 주춤해진 상황"이라며 "조합내 갈등으로 인한 재건축 난항이 아파트 가격에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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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5단지 아파트 주민회 관계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선정 국제공모작 선정 결사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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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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