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북·미 변수로 ‘평양 회담’ 택일 못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폼페이오 이달 방북 등 북·미 접촉 가닥 잡혀야 일정 잡힐 듯

청 ‘북한 9·9절 참석 요구…경협 부진 탓’ 등 일부 관측 부인

북 매체 “9월 안에 북남 수뇌 상봉”…조만간 실무접촉할 듯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북이 전날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 9월 평양 개최’에 합의하고도 날짜를 확정하지 않은 데는 북·미 논의가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북·미 간에 종전선언과 핵시설·물질 목록 제공 등을 놓고 물밑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뒤에야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될 수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이르면 이달 내로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방문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청와대는 북한의 9·9절 때문에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팩트를 말씀드리자면 (북한이 우리에게) 9·9절 참석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현실적 여건 때문에 9월 초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북측의 9·9절 참석 요구 등으로 남북이 얼굴을 붉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던 터다.

북측이 대북 제재 등으로 이행이 부진한 남북경협 등을 문제 삼아 회담 일정을 적시하지 않았다는 시각도 정부는 부인했다.

외교안보 부처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조건을 단 것이 아니다”라며 “상황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큰일 날 줄 알라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얘기는 일종의 회담 전술”이라고 했다. 남측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정상회담이 무산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남북은 9월 중순의 어느 시점을 상정하고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이 조만간 의전·경호 부문의 실무접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도 이날 “북남 수뇌 상봉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그러면서 북·미 간 모종의 논의가 정상회담 일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간 논의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대남관계 담당 실무자인 리선권 위원장이 혼자서 날짜를 확정할 위치에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북한과 미국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종전선언과 핵시설·물질 목록 제출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타협안을 만들기 위해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종전선언의 몸값을 키운 상황에서 미국 역시 좀 더 담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중국도 논의에 간접 관여하고 있다.

마침 워싱턴 조야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8월 방북설이 나온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7일 폭스뉴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제안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이날 남북이 늦어도 연말까지, 이상적으로는 다음달 18일 유엔총회 개회일까지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워싱턴과 평양이 종전선언과 핵신고를 맞바꾸는 노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국과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주목된다.

<손제민 기자·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