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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일본 전역에서 즐기는 K푸드 “3차 한류는 내가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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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닭갈비 먹으려 줄서기…“한국산 김치·삼계탕 사러 왔어요”

일본인 입맛 사로잡자 인삼·파프리카 등 농수산물 수출도 늘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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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낮 12시 일본 도쿄(東京)도 신주쿠(新宿)구 신오쿠보(新大久保)·오쿠보(大久保) 일대 한인타운의 한 한국음식점 앞에 기다란 줄이 생겼다. 요즘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치즈닭갈비를 먹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줄을 서거나 식당 안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 중 상당수는 일본인이었다.

“길게 늘어나는 치즈와 함께 먹는 닭갈비가 너무 맛있어요. 요즘 SNS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이 바로 이 치즈닭갈비거든요.”

20대 여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치즈닭갈비가 맛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했다. 신주쿠 한인타운 일대에만 치즈닭갈비를 파는 음식점이 10개 이상 들어섰다. 치즈닭갈비의 인기는 지방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5일 기자가 방문한 돗토리(鳥取) 시내의 한 이자카야(일본식 술집)에서도 치즈닭갈비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도쿄 시내 한국 식료품 가게 역시 일본인 손님들로 북적인다. 50대 일본인 여성은 “일본산 김치가 아니라 한국에서 수입된 한국산 김치를 사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평소 김치와 삼계탕을 자주 먹는다”는 그는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삼계탕과 김치를 듬뿍 사갔다.

요즘 일본에서 한국산 농수산식품, 이른바 ‘K푸드(Food)’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수출은 물론 치즈닭갈비 등의 한국 음식이 도쿄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K푸드’가 요즘 일본에서 일고 있는 ‘3차 한류’를 주도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 한류 붐을 촉발시킨 곳이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방영된 이후 30대 이상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류 붐이 거세게 일었다. 이른바 ‘1차 한류’다. 당시의 핵심 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였다. ‘2차 한류’는 2010년 전후 ‘K팝’을 중심으로 일어난 한류 붐을 말한다. 아이돌 그룹의 음악 콘텐츠를 찾는 일본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다. 요즘 일본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류는 기존과는 양상이 다르다. 단순히 드라마와 음악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와 미용·패션까지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K팝과 함께 치즈닭갈비, 한국식 핫도그 등의 한국 식문화와 미용·패션까지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3차 한류’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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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시장의 약 22%(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2012년 이후 일본 국내의 소비침체와 엔저 등이 겹치면서 한국 농수산식품의 수출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한국 농수산식품의 대일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일 신선농산물 수출액은 올 상반기 1억357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1747만달러에 비해 15.5% 증가했다. 특히 김치수출액은 23.4%나 높아졌다. ‘본고장의 김치’를 찾는 일본인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시장에서 삼계탕·인삼차 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삼 수출도 38.4%나 늘었다. 슈퍼마켓의 채소코너에서도 한류가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토마토 수출은 13.7%가 늘었고, 파프리카는 7.4% 증가했다. 일본의 파프리카 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80%에 이른다. 요즘은 한국산 유자차를 찾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3차 한류’를 수출로 이어가기 위한 활동도 발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수출을 지원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일본의 주요 방송을 활용한 TV광고와 SNS를 이용한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인기 아이돌그룹이 직접 유튜브를 통해 레시피를 소개하는 행사와 한국산 식재료를 활용한 우수 레시피 콘테스트 등도 진행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백진석 식품수출이사는 “일본에서 K푸드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제3차 한류를 우리 농수산식품의 수출 시장 확대로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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