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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터키 외환 위기 우려에 유럽 증시도 하락…은행주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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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제재 여파로 13일(현지 시각)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며 외환위기 우려가 심화된 가운데 유럽 증시가 은행주를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이날 오후 8시 40분(한국 시각) 기준 0.48% 하락한 384.00을 기록하고 있다. 스톡스600 지수는 지난 10일 이미 1.1% 급락한 바 있다. 독일 DAX30 지수는 0.66% 하락한 1만2342.36에, 프랑스 CAC40 지수는 전날보다 0.24% 내린 5402.33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0.54% 내린 7625.87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은행주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터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진 까닭이다.

로이터는 이날 유로존 은행지수(SX7E)가 1.2% 하락해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BBVA, ING, BNP파리바, 유니크레디트, 도이체방크, HSBS 등 터키 채권 보유량과 대출 비중이 큰 유럽 은행들이 약세를 보였다. 국제결제은행(BIS)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이 터키에 대출해 준 금액은 833억달러, 프랑스 은행은 384억달러, 이탈리아 은행은 170억달러 규모다.

조선일보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자 세계 금융 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도이체 벨레(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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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누스 안티스 ADS증권 리서치 책임자는 마켓워치에 “터키의 상황은 분명히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위험 요소”라며 “비록 터키와 유럽 국가의 관계가 제한적이라고 해도 (유럽) 은행들과 관계를 통해 터키발 금융 위기가 유럽까지 퍼질 수 있는 점은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알루미늄·철강 관세를 2배 올리겠다고 발표한 후 리라화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미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날보다 10% 오른 7.24리라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리라화 가치는 하락한 것이다.

터키 리라화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유럽 증시 뿐만 아니라 신흥국 외환 시장과 주요 아시아 지수도 직격탄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는 9.2% 하락해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인도 루피화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터키는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억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 당국에 브런슨 목사 의석방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미 행정부는 지난 10일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배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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