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안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나체사진이 남성혐오 사이트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돼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누드모델로서 직업 수행이 어려워 보이는 등 피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안 씨가 7차례의 사죄편지를 보내는 등 반성한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법원은 밝혔다.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착수 8일 만에 안 씨를 구속하면서 일부 여성단체에서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혹하게 수사가 이뤄진다”며 편파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판결에 대해서는 “초범인데 징역형이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 판사는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는 없다”며 성별과 판결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사한 사건에서 남성 피고인에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사례들이 있다.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불법 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벌금 350만 원, 전 여자친구의 누드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유포한 20대 남성에게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건 모두 피해여성의 신체가 완전히 노출됐고 피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그동안 몰카 범죄에 왜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는지 사법당국에 묻고 싶다”며 “향후 몰카 사건에 대해서도 이번처럼 엄중하게 다뤄져야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사이버성폭력특별수사단을 발족해 촬영과 판매, 유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몰카 촬영물이 주로 유통되는 음란사이트 216곳과 ‘일간베스트’ ‘오늘의유머’ 등 온라인 커뮤니티 33곳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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