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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北리선권 "기자들 궁금해야 취재할 맛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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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평양서 3차 남북정상회담 ◆

남북 대표단은 13일 4차 고위급회담에서 상호 '한마음' '막역지우' 등의 표현을 써가며 겉으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종결회의에서 "북남 관계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에 나서 달라는 압박도 계속했다.

리 위원장은 대북제재 해제 전 경제협력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북제재 거론하는 남측에 물어보라"고 답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만 말했다.

또한 북한은 탈북 여종업원 문제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관련 질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인도적 문제이나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 양측 간에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면 잘 풀어나가자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도 리 위원장은 언론에 회담을 공개하자고 제안하는 등 여론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측 조 장관은 북측의 돌발적인 제의를 유연하게 거절했지만 리 위원장이 회담의 언론 공개를 계속 주장하며 몇 차례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북한이 언론 공개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고위급회담에서 매번 언론 공개를 요구한 데다 지난 1월 1차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됐다는 남측 언론 보도를 문제 삼은 당사자가 리 위원장이란 점에서 협상용 발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 위원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면서 회담 공개를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남측 언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보도가) 잘못되지 않았는가"라면서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에 남측 수석대표인 조 장관은 공개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많이 못하다"고 회담 공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비공개 요청을 듣고 "다음번부터는 꼭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하자.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어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고 수용했다.

리 위원장은 종결회의 후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묻는 남측 기자단 질문에 "내가 하도 취재에 잘 응하니까"라며 "9월 안에 진행된다는 거. 날짜도 다 돼 있다. 기자들이 궁금해야 취재할 맛이 있지"라고 언론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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