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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중국·일본 등 73개국 도입 '입국장 면세점'…유난히 뒤늦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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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항공사·관세청&기재부 반대 부딪혀 6차례 무산

文대통령 주문에 '입국장 면세점' 도입 급물살 탈 듯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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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하면서 10여년을 끌어온 이 사안이 올해에는 결론 날 전망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01년 개항 이듬해부터 부지를 비워놓고 15년째 설치를 시도해왔다. 또 전세계 71개국 135개 공항에서 이미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유난히 뒤늦게 허용하는 분위기로 전환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발언한 직후 관련 업계는 요동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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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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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해 관계가 걸린 대형 항공사들은 물론 관세청, 기획재정부 등 정부도 반대해 번번이 무산돼온 입법 법안이어서다.

대형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시 기내면세점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해왔다. 항공사들은 탑승객들에게 마지막 기회라며 기내 면세품 판매로 쏠쏠한 수익을 올려왔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도 양대 항공사에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 반대에 로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올해엔 대형항공사들이 최근 잇따라 '오너가 갑질' 논란 등에 휩싸이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점이 변수로 작용,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관세청도 해외반출을 전제로 세금을 면제해 준 것인데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 '소비자 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밀수 등을 감시해야 하는 범위가 넓어져 관리가 허술해질 수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로 관세청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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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품 인도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News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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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발생한 면세품 인도장 대란이 항공기 지연사태로까지 이어지자 기획재정부도 입국장 면세점의 설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최근 기재부는 인천공항공사와 인천세관, 출입국관리소 등 해당 기관들과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장 면세점 관련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이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여행기간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입국장 면세점을 허용하는 정책 방향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은 해외여행 국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면서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고 아울러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 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와 왕래가 많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미 도입해 확대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실제 아시아지역에서 경쟁 국가인 중국과 일본 등 국제공항은 잇따라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며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6년 2월 공항과 항만에 입국장 면세점 19개소를 신설을 승인하고 베이징 서우두공항 등 4곳에 입국장 면세점을 열었다.

일본도 입국장 면세점 허용 내용이 담긴 세제 개편안을 적용해 지난해 9월 나리타 공항에 입국장 면세점 문을 열었다.

최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담은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2018년 6월 기준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 운영 중인 국가는 73개국, 137개 공항"이라며 아시아의 경우 29개국, 58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배경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해왔다. 또 입국장 면세점 예비 부지로 수취지역 380㎡와 T2 1층 수하물 수취지역 326㎡를 비워두고 있다.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취급하고 운영은 중소중견 면세사업자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면세점 전체매출 규모는 14조4684억원으로 그중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의 매출은 2조3313억원, 김포공항 1142억원이며, 나머지 11조원 이상은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약 76% 비중)에서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면세점 매출이 9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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