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우리측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선권 단장님보다 많이 못 하다"며 넌즈시 반대, 결국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회담의 언론 공개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재연됐다.
최근 북한은 회담 때마다 언론에 공개, 남측은 반대해 왔으며 이날도 이 현상이 이어졌다.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 단장은 "(남측 언론이)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보도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혼자 생각해봤다"면서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를 강조했다.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난 남북고위급 회담 남측수석대표 조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본격 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리 위원장은 "고의로 그러치 않겠지만 왜곡된다"며 회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조 장관은 "다 좋지만 수줍음을 많이 탄다"라는 표현으로 비공개를 주장, 결국 비공개로 진행됐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
조 통일부 장관은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당국자들 생각이 달라져야 된다. 태도가 달라지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면서 "성격과 말주변의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리 단장은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하게 전달하는가는 중대사"라면서 북측 기자들에게만이라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치고 들어왔다.
조 장관은 "중간에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런(공개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비공개 요청을 수용하면서 "다음번부터는 꼭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하자.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어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면서 "북남회담서 좋은 문제 논의되고 발전적 견지에서 문제들 협의되는데 이상하게도 글들이 나가는 게 있어. 이거 막아야 된다. 최선의 방도가 회담 자체 공개하는 것"이라는 단서와 함께 비공개를 수용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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