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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리선권 "공개해야 왜곡 안 된다"며 요구 VS 조명균 "제가 수줍음 많다", 결국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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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해야 회의내용 왜곡되지 않는다"며 북한측이 13일 판문점 남북고위급 회담 과정 전면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기자들, 카메라 지켜보는 앞에서 말주변이 리선권 단장님보다 많이 못 하다"며 넌즈시 반대, 결국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회담의 언론 공개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상황이 재연됐다.

최근 북한은 회담 때마다 언론에 공개, 남측은 반대해 왔으며 이날도 이 현상이 이어졌다.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언론이라는 게 여론을 조성하는 근본 바탕이고 그들이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와전될 수 있고 선의적인 게 악의적으로 매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 단장은 "(남측 언론이) 고의적으로 그러기야 하겠나. 회담 실황을 모르니까 추측한 게 이렇게 (보도가) 잘못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혼자 생각해봤다"면서 "골뱅이 갑 속에 들어가서 하는 것처럼 제한되게 하지 말고 공개되게, 투명되게, 사실이 보다 공정하게 알려질 수 있게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를 강조했다.

세계일보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난 남북고위급 회담 남측수석대표 조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본격 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리 위원장은 "고의로 그러치 않겠지만 왜곡된다"며 회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조 장관은 "다 좋지만 수줍음을 많이 탄다"라는 표현으로 비공개를 주장, 결국 비공개로 진행됐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조 통일부 장관은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간에 툭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면 고려할 부분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당국자들 생각이 달라져야 된다. 태도가 달라지면 하는 일도 달라진다"면서 "성격과 말주변의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리 단장은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하게 전달하는가는 중대사"라면서 북측 기자들에게만이라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치고 들어왔다.

조 장관은 "중간에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런(공개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비공개 요청을 수용하면서 "다음번부터는 꼭 기자들 있는 자리에서 하자. 그러면 오보가 나올 수 없어 편파보도가 있을 수 없다"면서 "북남회담서 좋은 문제 논의되고 발전적 견지에서 문제들 협의되는데 이상하게도 글들이 나가는 게 있어. 이거 막아야 된다. 최선의 방도가 회담 자체 공개하는 것"이라는 단서와 함께 비공개를 수용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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