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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美-터키 ‘경제전쟁’ 세계 금융시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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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터키산 철강 등 제재 리라 주말 16%나 폭락 유럽·뉴욕증시도 직격탄
에르도안 "경제전서 승리" 추가 금리인상 불가 못박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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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발 악재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 관세를 2배로 높일 것을 지시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를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며 항전할 것을 천명해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리라는 지난 주말 16% 폭락해 일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전날의 사상최저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세계 금융 휘청…리라, 올 들어 35% 넘게 폭락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제재 속에 갈등이 고조되면서 터키 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MSCI 터키 상장지수펀드(ETF)는 10일(현지시간) 14.5% 폭락했다. 이 지수는 올 들어 42.3% 하락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터키 리라도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배 발언이 나온 뒤 장중 한때 낙폭이 20%에 이르기도 했다. 관세가 2배가 되면 알루미늄에는 20%, 철강에는 50% 관세가 적용된다.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는 셈이다.

리라는 시장의 패닉이 일부 가라앉은 뒤 낙폭을 좁혀 달러에 대해 16% 하락한 수준에서 하락세가 일단 멈췄지만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와 맞닿아 있는 유럽 증시도 타격을 받았고, 뉴욕 증시도 한방 맞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터키에서 25년 넘게 살며 선교활동을 해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룬슨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터키 간 갈등과 이어진 경제제재, 트럼프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2배 인상 발언이 이번 폭락세의 방아쇠가 됐다. 그러나 리라 폭락은 신흥시장 통화 약세 분위기와 여기에 터키 경제의 문제점들이 더해진 결과다. 네덜란드계 투자은행 ABN암로는 9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터키가 2180억달러에 이르는 연간 대외채무 지불을 위한 차환을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은 없다" 에르도안, 연일 대미 공세

시장을 다독여도 시원찮을 판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6월 재선에 성공한 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간섭하고, 자신의 사위를 재무장관으로 앉혀 경제정책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등으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에르도안은 11일에는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날 흑해 연안의 라이즈에서 여당인 정의와개발당(JDP) 당원들을 향한 연설을 통해 환율, 금리, 인플레이션의 3각 악순환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끝이 날 것이라면서 금리인상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은 연일 미국에 대한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연설에서 경제제재와 관세로 압박하는 미국을 향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닌 새로운 동맹을 찾아 나설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는 경제전쟁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10일에도 "미국이 달러를 갖고 있다면 터키는 국민들과 정의, 신이 있다"면서 "터키는 경제전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트위터를 통해 미 행정부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릴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대응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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