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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美시장 없어도…" 中기업들 14억 내수시장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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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中 정부도 감세·재정으로 내수 부양 총력… 7000억원 가계부채 부담 큰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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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DP대비 가계소비 비중 추이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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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을 가공해 미국, 호주, 유럽 등에 수출하는 중국 톈허수산은 최근 자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었지만,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해 가재 산업이 83%가량 성장하자 수출에 목맬 필요가 없어졌다. 도리스 챈 타이저우 수산 대변인은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 있는 음식들이 중국에서도 인기 있다"면서 "미국 시장을 포기하라면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광둥지역에서 목재가구 회사를 운영하는 주오 페이위는 최근 13년간 수출해온 미국 시장을 포기하고 내수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구 제품이 미국의 25%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수출로 인한 수익이 남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페이위는 "국내시장이 우리에게 낯설고 경쟁도 심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수요라도 있다"고 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을 끝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아직 '내수'라는 마지막 보루가 남아 있다"며 "중국의 14억 인구가 미국인처럼 소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지난 3월부터 내수시장 확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왔다. 올해 안에 8000억위안(약 131조6700억원)을 감세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지난 4월 법인세 50% 인하 대상을 소득 100만위안(1억6500만원) 기업까지 확대했다. 6월에는 중산층 소비 진작을 위해 7년 만에 소득세를 개편해, 면세 기준을 월 3500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43% 완화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도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재정 정책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재정 확대와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내수시장을 더욱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내수시장은 무역전쟁 이전부터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과 2016년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9%가 가계 소비로 이뤄졌으며,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리스 팽 홍콩 ING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으로 이 같은 변화가 더욱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7조달러(7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내수 확대에 큰 걸림돌이다. 실제 소비자 지출 정도를 보여주는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 5월 1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가계부채 부담으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더 막대한 지출을 하며 가구 소득을 증가시키지 않는 이상 소비 감소 흐름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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