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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ICO 옥석가리기 본격화...2분기 ICO 중 절반이 목표 투자액 못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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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규모는 9조원으로 1분기 대비 2배 늘어

암호화폐공개(ICO) 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에는 ICO만 내걸면 대부분 목표했던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올 2·4분기에는 ICO를 추진한 기업 중 55%가 목표한 투자금을 모으지 못하고 ICO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블록체인 사업으로서 특색이 없거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ICO가 실패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ICO프로젝트에 대해 세밀하게 옥석을 가리는 추세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긍정평가하고 있다.

12일 ICO 전문 분석업체 ICO레이팅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2·4분기에만 총 827개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ICO에 나서, 총 83억5000만 달러(약 9조4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1·4분기 ICO 투자금 33억3000만 달러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ICO 시장 3개월 만에 2배 성장...성공 가능성은 절반 이하"

파이낸셜뉴스

ICO레이팅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2·4분기에만 ICO를 기업 수가 827개다. 이 가운데 204개 기업만이 1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상장한 기업 수는 61개에 불과하다. /사진=ICO레이팅 보고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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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ICO 규모는 늘었는데, 기업들이 모은 투자금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2·4분기에 ICO를 진행한 기업 중 목표한 투자액을 모두 채운 기업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55%는 목표한 금액만큼 투자를 받지 못했다.

ICO를 진행한 827개 기업 중 10만달러(약 1억1290만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받아 그나마 ICO로 사업자금을 확보한 기업은 204개 기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ICO에 대해 옥석가리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ICO에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ICO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체 ICO 프로젝트 가운데 오직 7% 만이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상장됐다. 나머지 93%의 ICO 프로젝트 투자자들은 거래소 상장이 안됐기 때문에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나 올 초까지만 해도 ICO에 돌입하기만 하면 최소 수백억원의 투자금이 몰려들었지만 이제는 명확한 비전 제시나 명망있는 팀 멤버나 어드바이저가 없는 ICO에는 투자금이 아예 몰리지 않는다"며 "업계에서는 2·4분기를 기점으로 ICO 시장도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리버스ICO 증가 추세...한국 블록체인 산업 주도권 확보 기회
2·4분기 ICO 기업들의 특징은 이미 기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ICO에 나서는 '리버스 ICO'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ICO레이팅은 전체 ICO 가운데 15%가 리버스 ICO라고 분석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리버스 ICO는 전세계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블록체인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모든 종류의 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상황이지만, ICO레이팅은 2개 프로젝트가 한국을 기반으로 ICO를 진행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기업명이나 프로젝트 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만 2개 프로젝트가 78만4000 달러(약 9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한국 멤버들이 주축이 돼서 진행한 프로젝트 수는 이보다 많은 16개 프로젝트였다. 한국 정부가 ICO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나 스위스, 홍콩 등에서 ICO를 진행한 프로젝트가 14개 정도로 파악되는 것이다. 이들 한국 멤버들의 ICO 프로젝트들은 2·4분기에만 총 301만1000 달러(약 34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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