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워마드 운영자 "경찰에 분노"… 38개 여성단체들도 거리로

댓글 9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운영자가 수사 입장낸 건 처음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혀"

워마드와 거리 뒀던 여성계, 이번 수사 계기로 다시 뭉쳐

경찰이 여성 사이트 '워마드(womad)'의 운영자를 체포하려 하자 10일 여성운동 단체들이 "편파 수사"라며 경찰을 비판했다. 그동안 "워마드는 페미니즘이 아니다" "워마드는 남성 혐오"라며 거리를 뒀던 여성계가 이번 수사를 계기로 뭉치는 모양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38개 여성 단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 강모(여·30)씨에 대해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나선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성인 사이트 '소라넷'은 17년 동안 운영됐고, 남성 커뮤니티, 웹 하드에는 오늘도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고 있다"며 "경찰이 십 수년 동안 이를 내버려두다가 여성 피의자가 등장하자 즉각적으로 체포하려는 편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100여 명은 "불법 촬영물 편파 수사 당장 사죄하라" "동일 범죄에 대한 동일 수사 즉각 진행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6월부터 매월 불법 촬영 근절 집회를 열어온 '혜화역 집회' 주최 측도 9일 밤 워마드 운영자 수사에 대해 "경찰이 또다시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행정안전부, 경찰청 민원 게시판 링크를 첨부하고 민갑룡 경찰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자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주최 측은 그간 "혜화역 집회는 워마드와 무관하다"고 했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워마드 운영자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9일 밤 워마드에 "(경찰의) 편파 수사로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증거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분노한다.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에게 적용된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에 대해서도 "위법적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히 삭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마드 게시판에는 변호사비를 모금한다는 글이 올라와 300명 넘는 회원이 '송금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수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