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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슈플러스] 피해자 4%만 법적 대응…사실상 '침묵'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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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친족 성범죄의 경우 법적 대응을 하는 피해자가 4%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침묵을 강요당하는 거죠.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피해자의 사례를 통해 짚어봤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성폭력은 힘의 차이가 있는, 권력관계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범죄 사실을 말하기 전에 약자인 피해자는 자신에게 돌아갈 '불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친족 성범죄에서 이 불이익은 '가족 관계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9살부터 12살 때까지 고모부로부터 100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황모씨도 스무살이 넘어서야 털어놨습니다.

[황모 씨/친족 성범죄 피해자 : 가족들은 고모부가 굉장히 친절하고, 상냥하고, 젠틀하고, 희생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황모 씨/친족 성범죄 피해자 : 드문드문 떠올라요. 그게 떠오르면서 그때 냄새, 그때 색깔, 그때 소리 같은 거?]

피해자들은 당시 상황을 일부는 또렷하게, 일부는 희미하거나 뒤죽박죽 기억합니다.

공포스럽고 충격적일 때는 편도체에서 스트레스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입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반사적이고 습관적으로 정보를 취하게 됩니다.

체계적인 기억이 아닌 시각, 촉각, 후각 등 감각 위주의 파편화된 기억이 피해자의 머릿 속에 남아있는 이유입니다.

가족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조각난 기억을 끄집어 내도 피해자는 무너집니다.

[황모 씨/친족 성범죄 피해자 : 엄마는 그러더라고요. 잘 지내왔잖아, 이제 와서 왜 그래? 네가 그러면 주위 사람이 많이 힘들고 너도 힘들 거야.]

가해자가 낯선 사람일 때보다 지인이나 연인 혹은 친인척인 경우 각각 2.5배, 2.9배 신고가 지연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황모 씨/친족 성범죄 피해자 : 거의 20년이 다 돼가는데 들춰내서 얘기할 때마다 하다 보면 나도 울고, 기분도 좋지 않은데 하지 말자.]

친족 성범죄 피해자 100명 가운데 법적 대응을 하는 경우는 단 4명 꼴, 사실상 침묵을 강요당하는 게 현실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조승우)

◆ 관련 리포트

[이슈플러스] 폭로 어려운 '친족 성폭력'…가족 외면에 '겹고통'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001/NB11672001.html

어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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