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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박능후 장관 “원격의료 도외시하면 국가기술 경쟁서 뒤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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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도외시하면 우리나라만 첨단 의료 서비스 기술서 떨어질 수 있다.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우리는 현실 접점 받아들여야 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세종시에서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시범사업 중인 원격의료 서비스 제도 확대와 관련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조선비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조선DB



이날 박 장관은 “하루가 다르게 원격의료 관련 기술이 진전되고 있고 의료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본질적인 필요성과 우리가 직면한 문제점을 의료계와 같이 허심탄회하게 토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가지 않고 IT·통신 기술을 이용해 PC나 모바일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의료 서비스이다. 정부는 그동안 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든 산간도서 지방 격오지나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박 장관은 “원격진료든 대면진료든 의료인들이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절대 안된다”며 “단계마다 의료인들과 충분히 상의해서 스스로 동참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든다면 반대만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원격의료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면 현재 서울로 집중되는 환자 쏠림 문제를 더 키우고, 동네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가 아래에서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장관은 “원격진료로 대형병원에 유능한 의사가 있다고 했을 때 환자가 다 쏠려버리는 것을 개원의사들이 두려워할 수 있다”면서 “원격의료도 모든 부분을 다 여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제약 조건을 달아 거동 불편자, 장애인, 격오지 등 특정 대상에 한해 1차 진료를 하게 만들면 상호 윈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 주변 50m 안에 병원이나 의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의사가 왕진하거나 원격의료로 진료 받는 게 편할 수 밖에 없다”며 “의료기관이 가까이 있고 없냐는 별도의 문제고, 초기 대면진료 후 정기적인 관리 시스템은 원격의료를 활용할 수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장관은 원격의료 추진과 더불어 현재 의료전달체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뜻도 내비쳤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경증 질환은 동네 병·의원에서 치료하고 중증 질환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갖춰져 있으나 상급의료기관으로만 환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다.

박 장관은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현상과 관련 “주치의 제도(현재 시범사업 중인 ‘만성질환 관리 전담의사’)를 확대해 만성질환 환자가 거주 지역 내에서 지속 관리를 받고 의사와 환자가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원의사들이 동네에서 존경받으면서 의료행위하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 모습”이라며 “만성질환은 동네병원에서 관리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급성기 질환을 치료하는 쪽으로 수가와 인센티브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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