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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유럽, 구글에 5.7조 과징금 부과..한국 기업에 기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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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과징금 받은 구글… 유럽서 크롬, 어시스턴트 선탑재 ‘흔들’

한국처럼 유럽 통신사도 유튜브-넷플릭스와 망대가 갈등

네이버,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유럽과 광범위한 협업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유럽연합(EU)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배력 남용 혐의로 18일(현지시각) 구글에 43억4000만유로(한화 약 5조7000억원)의 과징금과 90일 이내의 시정명령을 부과하면서 철강에 이어 혁신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EU’ 간 무역전쟁 조짐이 일고 있다.

하지만 IT 분야의 갈등은 철강 사례와 달리 우리 기업에게 반드시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선도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래산업 지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도 유럽의 일반 개인정보보호 협정(GDPR) 시행을 계기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럽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4차 혁명의 재료인 데이터에대한 규제(개인정보보호 규제) 원칙을 유럽과 맞춰가고 있는 것이어서 국내 기업들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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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과징금 받은 구글… 유럽서 크롬, 어시스턴트 선탑재 ‘흔들’

EU가 구글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구글플레이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으로 크롬 등 자사 제품을 기본적으로 설치할 것을 강요했고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 적용하기 위해 제조사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 혐의 때문이다.

구글은 90일 이내에 이런 일들을 개선하지 않으면 추가 과징금을 받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크롬 브라우저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본 탑재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한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구글이 유럽에서 안드로이드 정책을 바꿀 지는 미지수이고 법적 공방도 예상된다.

◇한국처럼 유럽 통신사도 유튜브·넷플릭스 망대가 갈등

우리나라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 우리는 선탑재 앱에 대해 소비자가 원할 경우 삭제기능을 주면 문제 없다는 수준의 가이드라인만 있다.

다만, 유럽의 통신사와 한국의 통신사는 모두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과 망사용대가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같다. 도이치텔레콤과 오렌지는 구글에게서 망사용대가를 받고 있고 오렌지는 넷플릭스로부터도 돈을 받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의 제4이동통신인 프리텔레콤까지 규모는 작지만 미국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정당한 사용료 대가를 받겠다고 다투는 형국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유럽의 통신사들도 한국처럼 협상이나 마케팅 전략의 차이는 있지만 망이용대가를 두고 치열하게 싸운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3대 기구(집행위원회·의회·이사회)는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해 주문형비디오(VOD) 전체 콘텐츠 중에서 EU 제작 콘텐츠 비율이 30% 되도록 규제하는 ‘넷플릭스 쿼터제’ 도입에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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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이미 유럽과 광범위한 협업

이처럼 유럽과 국내 IT기업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은 구글, 페이스북,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미국계 IT공룡들과 전면전을 벌여야 하는 시장 현실 때문이다.

시작 단계이지만 네이버,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유럽 원천기술 업체와 손잡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을 개발하거나 스타트업(초기벤처) 생태계 확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는 2015년 프랑스 정부와 의향서를 체결한 뒤 프랑스 벤처캐피털 투자금 출자, 네이버랩 유럽 설립,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운영, 스타트업 투자 등에 나섰다. 2017년 6월에는 미국 제록스 사(社)가 가진 프랑스 소재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를 인수해 80명의 연구원을 네이버랩스로 흡수하고, AI 연구 인력을 강화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2월 스위스에 있는 양자암호 원천기술 기업인 IDQ를 인수해 5G 시대를 대비한 보안 강화에 나섰고,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프랑스 파리에 인공지능(AI) 센터를 설립하고 AI 기술 영토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럽은 수학 등 AI에 필수적인 기초과학이 강하다”면서 “한국 기업과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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