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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찔끔 보유세 규제' 실패했나... 서울 집값 다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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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용산 등 강세...'쏟아지는 개발 계획도 집값 자극' 지적도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들썩이고 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오름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이 1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올랐다. 지난주(0.08%)보다 더 크게 올랐고, 지지난주(0.09%)보다도 오름세가 더 강해졌다.

이로써 전국 부동산 가격을 이끄는 서울 아파트값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부동산 시장 규제책이 도입된 지난 4월 이후 다시금 강세로 전환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추세를 이끄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더 비싼 가격에 아파트가 거래되고 있다. 13주 연속 하락세이던 송파구 아파트가 이번주 들어 0.04% 올랐다. 서초구도 3월 마지막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0.01%). 강남권역의 집값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강동구도 0.05% 상승했다. 다만 강남구는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지난 16일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권 4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이 지역 4개구 아파트 전체 평균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4월 2일 이후 15주 만에 처음이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부풀어오름에 따라, 서울의 다른 지역도 개별 호재와 함께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0.24%)와 용산(0.20%), 은평(0.22%)이다. 영등포는 여의도 통합 개발계획 기대감이 작용해 전주(0.14%)에 이어 다시금 큰 폭으로 올랐다. 은평의 상승세에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선정 소식이, 용산에는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난 10일 기자간담회 영향이 이 지역 아파트값 오름세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시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에 광화문광장급 대형 광장과 산책로를 만들고, 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철로를 지하화한 후, 그 위에 MICE(회의, 관광, 전시, 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는 내용을 담은 '2030 서울플랜'을 구체화해 이 지역에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도봉구 창동을 음악산업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번주 도봉구와 강북구, 성북구는 각각 0.09%, 0.14%, 0.13% 올랐다. 이번주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떨어진 유일한 곳은 강남구인데, 하락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서울의 집값이 뜀에 따라, 정부의 미온적인 부동산 규제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규제안도 강력한 조치를 주장한 진보진영의 기대감을 크게 밑돌면서, 사실상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진보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에 더 강력한 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 재정개혁특위가 두 달 여의 논의 끝에 최종 발표한 권고안은 세수효과가 1.1조원밖에 안 되는 '찔끔 증세'에 불과"했다며 "부동산공화국 해체에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정책수단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진보의 경고 "文대통령, 달콤한 마약을 거부하라")

이 같은 진단은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에게서도 다르지 않다. 한국경제TV가 지난 13일 연 '2018 부동산 엑스포'에서는 현 정부 부동산 규제책이 사실상 실패했으며, 앞으로 특히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리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금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을 제외한 지역 전체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하락해, 서울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울산(-0.29%), 경남(-0.23%) 등 지역 기반 산업이 흔들리는 곳에서 특히 하락세가 컸다.

기자 :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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