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용산 등 강세...'쏟아지는 개발 계획도 집값 자극' 지적도
한국감정원이 1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올랐다. 지난주(0.08%)보다 더 크게 올랐고, 지지난주(0.09%)보다도 오름세가 더 강해졌다.
이로써 전국 부동산 가격을 이끄는 서울 아파트값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부동산 시장 규제책이 도입된 지난 4월 이후 다시금 강세로 전환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추세를 이끄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더 비싼 가격에 아파트가 거래되고 있다. 13주 연속 하락세이던 송파구 아파트가 이번주 들어 0.04% 올랐다. 서초구도 3월 마지막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0.01%). 강남권역의 집값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강동구도 0.05% 상승했다. 다만 강남구는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지난 16일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권 4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다. 이 지역 4개구 아파트 전체 평균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4월 2일 이후 15주 만에 처음이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부풀어오름에 따라, 서울의 다른 지역도 개별 호재와 함께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0.24%)와 용산(0.20%), 은평(0.22%)이다. 영등포는 여의도 통합 개발계획 기대감이 작용해 전주(0.14%)에 이어 다시금 큰 폭으로 올랐다. 은평의 상승세에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선정 소식이, 용산에는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난 10일 기자간담회 영향이 이 지역 아파트값 오름세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시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에 광화문광장급 대형 광장과 산책로를 만들고, 서울역과 용산역을 잇는 철로를 지하화한 후, 그 위에 MICE(회의, 관광, 전시, 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는 내용을 담은 '2030 서울플랜'을 구체화해 이 지역에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아울러 도봉구 창동을 음악산업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번주 도봉구와 강북구, 성북구는 각각 0.09%, 0.14%, 0.13% 올랐다. 이번주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떨어진 유일한 곳은 강남구인데, 하락폭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서울의 집값이 뜀에 따라, 정부의 미온적인 부동산 규제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보유세 규제안도 강력한 조치를 주장한 진보진영의 기대감을 크게 밑돌면서, 사실상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진보 지식인들은 문재인 정부에 더 강력한 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 재정개혁특위가 두 달 여의 논의 끝에 최종 발표한 권고안은 세수효과가 1.1조원밖에 안 되는 '찔끔 증세'에 불과"했다며 "부동산공화국 해체에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정책수단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진보의 경고 "文대통령, 달콤한 마약을 거부하라")
이 같은 진단은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에게서도 다르지 않다. 한국경제TV가 지난 13일 연 '2018 부동산 엑스포'에서는 현 정부 부동산 규제책이 사실상 실패했으며, 앞으로 특히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리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금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을 제외한 지역 전체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하락해, 서울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울산(-0.29%), 경남(-0.23%) 등 지역 기반 산업이 흔들리는 곳에서 특히 하락세가 컸다.
기자 :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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