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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롯데 "'라코' 싹 다 바꿨다"… 신세계 '시코르'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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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스 vs 부츠 H&B숍 이어 뷰티편집숍 시장서도 격돌

신세계에 빼앗긴 '한국형 세포라' 타이틀 재도전

뉴스1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뷰티편집숍 '라코' 매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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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롯데가 자체 뷰티편집숍 '라 코스메티크'를 '라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국내에 선보인 적이 없는 18개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젊고 친근한 콘셉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세계 '시코르'와 정면승부를 위한 변신이다.

헬스&뷰티숍(H&B숍)을 포함한 뷰티편집숍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롯데도 이대로 밀려날 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한국형 세포라'를 지향하는 '시코르' 매장을 올 들어서만 7곳을 늘리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코르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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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름부터 매장 콘셉트, 슬로건까지 다 바꿔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새 뷰티편집숍 브랜드 '라코(LACO)' 매장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열었다. 하반기엔 잠실 롯데월드타워 에비뉴엘에 매장 개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오는 2019년까지 5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코스메띠끄를 젊고 친근한 이미지로 리브랜딩해 뷰티편집숍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시코르'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한 데 자극을 받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첫 매장인 소공점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과 1020세대 고객이 많이 찾는 영플라자 내에 위치한 만큼 젊음을 내세운 콘셉트와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 이를 위해 '나를 더 아름답게, 우리는 더 다채롭게(Let me be beautiful, Let us be colorful)'라는 슬로건을 정했다.

또 기존의 '라 코스메티크'란 이름에서 '라코'로 짧게 줄이고 경쟁 뷰티편집숍에 없는 단독 브랜드를 입점했다. 전체 62개 브랜드 중 18개가 기존 매장에 없던 브랜드다. 젠더리스 색조화장품 '라카' 미국 색조 브랜드 '팁시' '악마쿠션'으로 알려진 '라라베시', 뷰티 크리에이터 하늘이 만든 '피치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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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새로운 뷰티편집숍 '라코' 매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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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소비 주축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1인 미디어(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기업 트레저헌터와 손을 잡고 전체 매장 중 3분의 1을 '트레저헌터 존'으로 꾸몄다.

이곳에서 트레저헌터에 소속된 김이브, 양띵, 유깻잎 등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매장 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 시설을 갖추고 주말에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메이크업 쇼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를 가까이서 만나고 본인도 직접 매장 내 방송 장비를 활용해 뷰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색다른 매장이 될 것"이라며 "스튜디오 시설은 일반 뷰티 크리에이터에게도 개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라코를 중국에 알리기 위해 '왕홍(網红)' 초청 행사도 매주 열고 있다. 지난 12일엔 쿤니, 장안나 등 왕홍이 라코를 찾아 생방송을 했다. 왕홍은 인터넷을 뜻하는 '왕뤄(網络)'와 홍일점의 의미를 지닌 '홍런(红人)'의 합성어로 인터넷 방송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을 말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라코의 주 타깃층은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로 이들은 유튜브로 화장법을 찾아보면서 트렌드를 따라가는 세대"라며 "온라인과 SNS에서 입소문이 난 제품을 빠르게 소개하기 위해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당시 백화점 업계 최초로 프랑스계 글로벌 뷰티편숍 '세포라'를 벤치마킹한 '라 코스메띠끄'를 열었다. 이후 롯데백화점의 화장품·패션 전문점 엘 큐브와 롯데몰 등서 매장을 운영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14년 백화점 업계 최초로 동부산점에 뷰티편집숍을 낸 후 엘큐브 이대점, 청주 영플라자점 등 5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며 "라코 론칭은 편집숍이란 개념만 같을 뿐 사실상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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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시코르 강남 플래그십 매장 '테스트 셀프바'© News1


◇원브랜드숍→H&B숍·뷰티편집숍 시장 재편에 롯데도 가세

롯데가 분주해진 건 화장품 시장이 원브랜드숍에서 H&B숍과 뷰티편집숍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유통 기업들로부터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경쟁사인 신세계가 시코르를 성공적으로 확장하면서 이에 자극을 받은 탓도 있어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시코르를 강남 메인거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며 H&B숍과는 다른 새 시장 영역을 개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의 라코스메띠끄보다 론칭은 2년 늦었지만 강남 매장을 기점으로 확장 속도를 높여 올해 들어서만 7곳을 열었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313.5㎡ 규모로 13호점을 열었다.

시코르 역시 국내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메이크업 행사를 열고 있다. 뷰티 유투버로 유명한 이사배는 지난해 12월 강남 플래그십 매장과 올해 1월 코엑스점이 문을 열 때 메이크업쇼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시코르 플래그십강남역점은 올해 들어 6월까지 누계 매출이 목표치를 10% 웃돌고 있다. 시코르는 올해에만 매장 20개점을 열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코르는 국내 중소기업에게 백화점 판로 확대 기회가 되면서 'K-뷰티 오디션장'으로 부상했다"며 "테스트바, 셀프바 등 2030세대 젊은 층이 열광하는 시코르만의 체험형 콘텐츠는 해외 글로벌 브랜드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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