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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삼성전자 "10만 직원 플라스틱 줄이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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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DSR(부품연구동) 건물 구내식당. 지난 12일 오전 7시 30분 임직원 수백 명이 줄지어 서서 아침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대부분 직원의 발길은 밥과 국, 반찬을 내주는 배식대가 아닌 '테이크아웃 메뉴 코너'로 향했다. 빵과 우유·과일·요거트 등을 비닐봉지에 담아 사무실에서 먹기 위해서다. 삼성 측은 "구내식당을 찾는 직원 넷 중 세 명은 간편식을 찾는다"고 했다.

삼성반도체 국내 사업장 네 곳(화성·기흥·평택·온양)에 근무하는 임직원은 5만여명. 이 중 4만4000여명이 매일 아침 사업장 내 15곳 구내식당을 찾고, 이 가운데 3만여명은 비닐봉지에 간편식을 넣어 사무실로 간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다 보니 구내식당에서만 매일 비닐봉지 4만여장이 쓰인다"고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용기 등도 날마다 3700㎏ 정도 나온다. 삼성반도체 구내식당에서만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1년에 약 1000t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플라스틱·비닐 대신 종이 봉투 -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구내식당에 비치된 종이 컵밥(왼쪽)과 종이 봉투. 기존에는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봉투를 사용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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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앞으로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17일 밝혔다. 서동면 삼성전자 DS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본지 인터뷰에서 "이달부터 반도체 임직원 5만여명에게 에코백(천으로 된 장바구니)을 나눠줘 장기적으로는 구내식당에서 비닐봉지를 아예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장뿐 아니라 임직원 10만여명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전체로 넓히고 "추후 (미국·유럽 등) 해외 법인으로까지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 측은 지난 5월부터 구내식당에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는 안내판을 세우는 등 플라스틱 줄이기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하루 4만여장 쓰이던 비닐봉지가 약 2만8000장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밖에 ▲비닐 포장된 물수건 대신 디스펜서 설치 ▲숟가락·포크 낱개 비닐 포장 없애기 ▲빵 낱개 비닐 포장을 없애거나 종이로 대체 등을 통해 "매일 3700㎏ 발생하던 플라스틱을 3000㎏ 수준으로 약 19% 줄였다"고 삼성 측은 밝혔다.

지난 2일부터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제공됐던 컵밥, 샐러드 등의 메뉴도 종이 포장으로 바꿔 재활용률을 높였다. 일부 사무실에는 종이팩을 따로 모을 수 있는 전용 분리수거함이 설치됐다. 우유·두유 등 음료를 자주 마시고 포장재 사용이 잦은 직장인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모두 직원들이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9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각 1주일간 재활용률을 높일 아이디어를 사내 공모했다. 총 2000여명이 응모해 이 중 16가지 아이디어가 개선안으로 채택됐다. 테이크아웃 메뉴의 포장을 간소화하고, 일회용 식기 사용을 줄이자는 등의 내용이었다.

삼성전자 건물에 입점한 커피 전문점들도 동참했다. 현재 삼성 DSR 에는 소규모 커피 전문점 다섯 곳이 입점해 있다. 이 업체들은 본사 방침과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개인 컵 사용시 할인 등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화성 DSR 건물 1층에 있는 커피 전문점 '드립앤더치(Drip& Dutch)' 매장은 개인 컵 사용시 쿠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차가운 음료도 종이컵에 담아 판매하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매장 임병학 대표는 "(삼성전자의)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이 시작된 이후 개인 컵을 사용하는 사원이 하루 2~3명에서 15~20명 정도로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화성=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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