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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 솟아 '미니점프대' 된 서해안고속道···균열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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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면 순산터널 부근에서 폭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균열이 발생, 도로가 30㎝ 이상 솟아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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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나오자마자 곡선구간 '아찔'


1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 순산터널 인근 도로. 3차로에 일렬로 쭉 늘어선 삼각뿔 모양의 주황색 교통안전시설물을 따라 달리자 일부 구간의 아스팔트가 유독 짙은 회색을 띠었다. 콘크리트 도로가 갈라져, 급하게 아스팔트로 때운 부분이라서다. 보수전에는 30㎝ 이상 뒤틀려 솟아올랐다. 그 모습이 흡사 '미니 점프대'를 연상케 했다.

도로공사는 밤새 편도 3차로 중 1·2차로를 우선 복구해 이날 오전 6시부터 차량통행을 일부 재개했다. 이에 비봉IC까지 15㎞ 구간에서 빚어진 전날과 같은 극심한 교통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머지 3차로도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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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뒤틀렸던 서해안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밤사이 긴급보수가 이뤄졌다. 김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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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사이 심각한 교통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차량 2대의 타이어와 범퍼 등이 일부 피해를 봤지만,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 하지만 균열 지점이 곡선 구간이어서 자칫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콘크리트 늘어날 공간에 '이물질' 끼었나


도로공사는 도로 균열의 원인을 '폭염'으로 추정했다. 도로가 과열되면서 균열과 함께 파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단단한 콘크리트 역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철로 된 선로처럼 기온이 높은 여름철엔 늘어난다. 기온이 낮을 땐 반대다. 콘크리트 도로포장을 할 때 일정한 간격(줄눈)을 두는 이유다.

이 간격을 '줄눈'이라고 한다. 줄눈은 하루 동안 시공하는 양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길이 300~450m당 1㎝~2㎝를 둔다. 주행 중인 차량이 줄눈 틈에 걸리지 않도록 압축재로 채워 넣는다. 이 줄눈 안의 압축재가 제 기능을 못 하거나 흙이나 돌 같은 이물질이 끼면, 콘크리트가 늘어날 틈이 없어 서해안고속도로처럼 뒤틀리거나 솟아오른다. 지난달 24일 부산울산고속도로에서는 압축재 기능의 이음장치가 바닥에서 튀어 올랐다. 무더위에 팽창한 콘크리트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영찬 한양대(교통물류 공학) 교수는 "여름철 장맛비를 머금거나 날이 더울 때 콘크리트가 팽창하게 된다"며 "이때 줄눈이 막혀 더는 늘어날 곳이 없으면 터진다. 앞으로 한 달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텐데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로 관리부실도 원인으로 지적한다. 건설 연구분야의 한 관계자는 "만일 교각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면 피해가 상당히 심각해질 수 있다"며 "단순히 원인을 더위로만 볼 게 아니라 평상시 유지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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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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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전남 무안 삼향읍까지 340.8㎞를 잇는다. 해외교류와 항만·공단개발 등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춘 서해안 축 개발의 필요성에 따라 착공했다. 1994년 7월 인천~안산 간 27.6㎞ 개통을 시작으로 2001년 12월 전 구간이 개통됐다.

안산=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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