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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韓 가파른 실업률 상승, 신용등급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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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실업률 상승이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킴엥 탄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신용평가팀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한국 현안이 국가신용등급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화와 실업 문제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만이 쌓인 사람들이 늘어 정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탄 팀장은 "한국 인구구조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괜찮아 보이지만 출산율은 더욱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실업으로 인해 정치 불안이 가중되면 정책 환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사회적 비용 지출이 늘어나면 정부 재정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높은 실업률은 사회적인 불만을 초래하고, 이를 잠재우는 과정에서 국가 정책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거듭 언급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상황은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탄 팀장은 진단했다. 현재 한국 신용등급인 'AA'에서 하향 조정할 만한 위협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경제성장률 또한 완만한 수준이라 저금리 환경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경기가 과열될 위험은 없다고 내다봤다.

탄 팀장은 또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에 있지만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탄 팀장은 올 하반기가 신흥국에 힘든 시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견고한 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며,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신흥국들을 위협할 악재로 거론됐다. 특히 외채 의존도가 높은 파키스탄이나 스리랑카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봤다. 탄 팀장은 "미국 금리는 상승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고 무역전쟁 심화까지 고려하면 신흥국들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면서 "파키스탄은 선거도 앞두고 있어 투자자로서 불안하다"고 진단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부에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를 둔화시킬 정도로 영향을 갖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사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꺼내들었을 때 중국 부채 규모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탄 팀장은 "과거 중국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졌을 때도 중국과 인접 지역 국가에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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