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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인하대 총장 선출 시점이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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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이사장 취소 통보에도

총장 후보 25일까지 공개 모집

교수회는 ‘한진그룹 입김’ 우려

“새 이사진 개편 후 선출” 주장
한국일보

7개월째 총장 공백상태를 빚고 있는 인하대학교가 최근 총장선출 절차에 들어갔지만 조양호 재단이사장이 교육부로부터 취임 승인 취소 통보를 받은 가운데 진행돼 적정성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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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하대학교가 신임 총장 선출 절차에 착수했다. 교육부가 대학 운영 비리의 책임을 물어 조 회장의 이사장 취임 승인을 취소하라고 통보한 가운데 진행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이달 12일부터 25일까지 제15대 총장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학교측은 후보 공모가 끝나면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복수 추천자를 선정하고, 이후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이들 후보에 대한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총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총장 후보추천위는 교수 추천위원 4명과 학교법인 대표 4명, 동창회 추천위원 1명, 사회저명인사 1명, 법인 이사장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총장 후보 공모를 마치고 심사와 이사회 의결이 마무리되면 8월 말까지는 새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하대 내부에서는 조 회장이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직을 유지한 상황에서 신임 총장 인선 절차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인하대 교수회는 조 회장이 이사장직을 유지한 상황에서 신임 총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면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교수회는 지난 4월 "인하대는 명령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장막 속의 제왕적 이사장과, 권한은 없이 책임만 지는 허울뿐인 총장이 이끌어 가는 기형적 리더십이 지배해왔다"며 총장의 민주적 선출을 요구한 바 있다. 교수회 내에서는 이번 이사회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이사진이 개편된 후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일단 교수회는 1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이번 총장 선출 절차를 인정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교육부의 이사장 임원 승인 취소 요구가 있었지만, 아직 확정된 조치가 아닐뿐더러 총장 공석 사태가 반년 가까이 이어져 신임 총장 선출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올해 1월 최순자 당시 총장이 물러나면서 지금까지 7개월째 총장 공백상태에 있어 학교 행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최근 신규총장 모집은 정해진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총장은 학교 돈을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십억 원을 날린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나 1954년 개교 이래 최초로 현직 총장에서 해임됐다.

이 관계자는 또한 “조양호 재단이사장의 취임 승인 통보와 관련, 아직 교육부로부터 정식 문서로 받은 바 없으며 최종 확정되지도 않았다”면서 “학교측은 이에 따른 이의제기 및 행정소송 등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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