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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급매물 다팔렸다"vs"거래없다"…강남 아파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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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개업소들 "보유세 발표 후 급매물 대거 소진" 홍보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에서는 큰 거래 움직임 안 나타나

뉴스1

아파트 급매물 광고물이 붙어있는 강남권 중개업소의 모습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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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보유세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매도·매수 세력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장기간 거래절벽, 가격보합이 지속되자 어느 한 쪽으로 힘의 균형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사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수요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그 어느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일부 아파트 단지 중개업소를 중심으로 '급매물 소진'을 알리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중개업소들은 지난주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안이 공개된 뒤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고 규제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판단들이 나오면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부 중개업소들은 얼마 전까지 팔리지 않아 쌓여있던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아파트 급매물이 최근 며칠간 대거 거래됐다고 홍보했다.

이 아파트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 여파로 전용면적 76㎡ 주택형이 연초 최고 거래가(19억원)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진 16억원 후반대에, 전용 82㎡ 주택형도 최고가(20억원)보다 2억원 싼 18억원대에 급매물이 나와있지만 그동안 찾는 이가 없었다.

잠실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관망세가 장기간 지속되다가 보유세 인상안이 발표된 뒤 큰 부담이 없다고 판단됐는지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며 "최근 4일동안 8개가 계약되는 등 급매물이 전부 거래됐다"고 귀띔했다. 1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인상폭이 크지 않아 매수자들이 저가매물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 잠실엘스와 리센츠 아파트 중개업소에서도 최근 최고가 대비 2억여원 저렴한 급매물들이 보유세 발표 이후 10여건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 강남구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에서도 보유세 인상안이 공개된 뒤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저가 급매물에 대한 매수문의가 급격히 늘었다는 소식들이 중개업소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조사와는 차이가 있어 의문을 갖게 한다.

부동산114는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을 통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송파구(-0.08%)와 강남구(-0.01%)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12주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개업소들이 급매물이 대거 소진됐다고 밝힌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주 가격이 오히려 500만원가량 떨어졌다. 부동산114 조사는 해당지역 중개업소 5곳 이상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해 이뤄진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 5곳과 함께 시장을 모니터링했는데 이번 한 주 거래 움직임이 크게 감지되지 않았다"며 "급매물이 원활하게 거래되면 가격이 뛰어야 하는데 잠실5단지는 오히려 수요 움직임이 없어 500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송파구 일반 아파트의 경우 잠실동 트리지움 아파트에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돼 가격이 소폭 올랐으나 그 밖의 단지들은 크게 매수 움직임이 없었다는게 부동산114 측의 설명이다. 은마아파트가 속한 강남구도 부동산114 조사에서 재건축 아파트 값은 0.01%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다른 시세 조사 기관인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서도 송파구(-0.06%)와 강남구(-0.05%)는 수요 움직임이 없어 재건축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주택 실거래 신고 내역이 공개되기 까지 최대 2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판단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장기화돼 매도·매수자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불분명한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시장을 신중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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