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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줌인]김용근 車산업협회장, 경총 부회장으로 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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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출신 ‘정책통’…경총 체질개선에 제격이란 평가

손경식 회장 “산업 이해도 높고 조직 이끌 역량 갖춰”

김 부회장 “하나의 목소리 내도록 조직 잘 추스를 것”

이데일리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산적한 경제계 현안을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소방수 역할을 맡기기 위해 김용근(62)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친(親) 노동계 성향의 송영중 전 부회장이 내분을 일으키고 취임 석 달 만에 협회 최초로 중도 해임된 지 딱 열흘 만이다.

산업부 출신의 정책통으로 불리는 김용근 신임 부회장은 그동안 완성차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이나 낮은 생산성 대비 높은 인건비 등에 대해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렸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손경식 경총 회장뿐 아니라 기업 회원사들도 노사문제 중심의 사용자 단체에서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제단체로 경총이 체질개선을 하는 데 있어 제격인 인물로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등 전형위 회원사 만장일치 추대

경총은 12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전형위원회를 열고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경총에 따르면 이날 모인 전형위 위원들은 손경식 회장이 후보로 추대한 김용근 자동차협회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전형위는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윤여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백우석 OCI(010060) 부회장, 김학권 인천경총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박복규 경총 감사 등 8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회의에는 최병오 회장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용근 부회장을 추대한 이유에 대해 “경력이 많고 경제·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활동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총이 좀 더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자원부 관료 시절 뚜렷한 주견을 갖고 산업정책을 잘 처리한 데 이어 자동차협회장으로서 협회를 상당히 개선한 점을 높이 샀다”면서 “경총 부회장으로서도 조직을 잘 장악해 끌고 나갈 역량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새 부회장이 오면 경총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며 “맡은 업무를 확대해가면서 회원들을 대변하고, 나아가서는 산업 전체를 대변하는 일을 활발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조직개편은 제 지휘를 받아 신임 부회장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날 선 노조 비판도 서슴지 않는 산업계 대변인

김용근 부회장은 1956년 전남 순천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23회)에 합격, 1985년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2003년 산업자원부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국장), 2007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관, 2007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차관보)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초대 원장을 거쳐 2013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직을 맡아 자동차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자동차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GM이나 일본 도요타 등 주요 선진국 완성차 기업의 노사관계 사례를 분석해 한국에 적합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노동개혁을 위한 정책과 소신을 명확히 드러낸 바 있다.

그동안 “노동법을 고쳐 노동 유연성을 높이지 않으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한국 자동차 산업 위기의 근본 원인에는 노동조합의 적대적 노사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은 낮은 반면 인건비 비중이 강성노조의 강대강 대치로 매년 치솟으면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등 날이 선 발언으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러한 김 부회장의 성향은 왜 그가 현대차를 비롯한 경총의 주요 회원사들에 만장일치 추대를 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은 앞서 송 전 부회장과 사무국 간의 갈등으로 어지럽혀진 경총의 분위기를 서둘러 봉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 점을 의식한 듯 취임 직후 이데일리를 통해 “경총은 노사문제와 노동현안을 다루는 유일한 사용자 단체인 만큼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흐트러진 경총 조직부터 하루빨리 잘 추스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총으로의 출근은 이르면 다음 주 중순께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도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관세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이 현안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뒤에 경총으로 출근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총의 외연 확대와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한 단계 제고해야 하는 업무도 주어졌다. 경총은 노사문제 중심의 사용자 단체에서 기업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제단체로 활동반경을 넓히기 위해 최근 사업목적을 변경했다.

경총은 “지금 경총은 노사관계를 넘어 경제·사회 이슈 전반에 대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경제단체로서 역할을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라며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향후 조직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쇄신 등 상근부회장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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