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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도시재생 뉴딜, 동네마다 ‘돋보기’를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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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의 제1 판단 기준은 낙후 수준이 아닐까요. 주변 집값 상승률이 높다고 도매급으로 아예 신청 자격조차 주지 않는 것은 부당합니다.”

정부가 예산 50조원을 투입해 낙후 주거지를 새 단장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선정 기준을 두고 서울지역 일부 지자체들의 불만이 거세다. 구 전체 집값 상승률이 높은 곳의 신청을 불허하면서 몇몇 주거재생이 절실한 동네가 사업 대상지에서 원천 배제됐기 때문이다.

건물이 쓰러질 위험에 처한 어느 달동네는 구 전체 집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아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심지어 한 자치구는 신청 자격이 안 되는데도 지난주 관할 기관인 서울시에 서류를 제출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반려될 줄 알면서도, 수개월 간 준비한 서류를 못 내는 점이 부당하다고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곳도 안심할 수가 없다. 최종 선정 시점인 8월 집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보다 높아지면 탈락하기 때문이다.

관할 기관인 국토교통부가 신청 자격을 구 전체 집값으로 설정한 것부터가 문제다. 집값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 시장 경기, 금리 움직임 등 ‘외부 변수’이다. 개별 자치구가 집값을 올리고 내릴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외부 변수에 따라 사업의 당락이 좌우되는 상황은 분명 넌센스다.

정부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외 지역이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뉴딜 사업의 본질은 결국 낙후한 곳을 살리자는 것이다. 최근 용산 노후 건물 붕괴사고처럼, 이번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된 곳에서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어쨌든 올해 사업 신청은 끝났고 절차에 따라 사업 대상지 선정이 이뤄질 것이다. 내년에는 구 전체가 아닌 각 동 단위까지 돋보기를 들이대 정말 필요한 지역이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수혜를 입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