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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뉴스 TALK] 김상조 위원장 인터뷰에 다 못담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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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11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브레인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인터뷰한 기사를 썼습니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 성과를 낼 시간이 없어 초조하다"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층의 비판을 각오하고 규제 혁신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고, 재벌에 대해선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구광모, 신동빈의 이름으로 직접 나서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기사가 나간 날, 기자는 전화를 수십 통 받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왜 경제부총리급 발언을 하느냐부터 재벌 개혁을 포기하고 '우클릭'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럼 대기업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묻더군요. 김 위원장이 재계에 던지는 메시지를 지면에 최대한 담으려고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미국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재계의 스타가 나와야 한다"면서 "계열사를 동원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고 결정권자가 새로운 CEO(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보여달라. 그게 지배구조일 수도 있고 비즈니스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벌 개혁과 갑질 근절을 강조해온 김 위원장이 '비즈니스'를 언급한 대목이 귀를 잡아당겼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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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과거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재벌 총수들이 선도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지배구조 개선과 새로운 비즈니스는 함께 맞물려 가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협력업체와 상생협력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재벌 총수들이 최고 경영자의 이름으로 새로운 혁신 사업에 적극 나서라는 주문으로 보였습니다.

이어지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기업의 기(氣)를 살려줘야 한다고 하는데 기존 재벌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기존 대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식으로 기업의 기를 살려준다면 강력한 반대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새로운 기업이 의욕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포커스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종합하면, 김 위원장의 의중은 재벌 2~3세 총수들이 자기 이름을 걸고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새 사업을 추진하고, 시장의 평가를 받으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석 기자(com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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