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사설] ‘난파선’ 경제 위기에 여야 따로 있을 수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 후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3.0%에서 2.9%로 낮춰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9%에서 2.8%로 0.1%포인트 내렸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2.9%로 돌아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2.9%)과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8%) 등도 올해 성장률을 2% 후반대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는 연 1.50%로 동결됐다. 1.75~2%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 폭이 0.5%포인트로 유지됐다. 미국보다 금리가 낮고 폭이 벌어질수록 자본유출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예상대로 9월과 12월에 금리를 올릴 경우 금리 격차가 커져 외국자금의 탈(脫)코리아 현상이 현실화할 위험이 없지 않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금리를 동결한 것은 그만큼 경제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침몰 직전의 난파선과 같다. 수출, 내수, 고용 어느 것 하나 좋은 게 없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6월 고용동향으로 암울한 ‘고용 절벽’ 상황이 드러났다. 통계청의 5월 경기순환시계도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한눈에 보여준다. 최근 6개월 새 10대 경제 지표 가운데 취업자수, 수출액, 설비투자지수,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7개 지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국면에 접어든 지표는 단 1개도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면전으로 치닫는 미국·중국의 무역전쟁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와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경제를 살리자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행정규제기본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등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 5법을 놓고 여야가 티격태격하며 ‘내로남불’ 타령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 시절 추진했다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부터 처리하자고 맞서고 있다. 규제를 풀어 경제를 살리자는 마음이 같으면 타협을 못 할 이유가 없다. 경제 위기 극복의 역량을 모으는 데 정치가 앞장서야 한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