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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잡을 수 없는 트럼프…이번엔 나토국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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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안 늘리면 나토 탈퇴” 위협하다

“회원국과 합의 봤다, 엄청난 진전” 칭찬

마크롱 “달라진 것 없다” 반박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1일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브뤼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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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에서 종 잡을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 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지 않으면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가, 몇 시간 후 나토 회원국들을 칭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는 게 이유인데, 나토 회원국들은 별다른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열린 둘째 날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는 “나토 회원국들은 국방비를 상당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엄청난 진전(tremendous progress)이 있었고, 다른 지도자들이 국방비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높이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이 국방비 지출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연 직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4%까지 늘릴 것을 깜짝 요구한 데 이어, 12일에는 국방비 지출을 당장 GDP의 2% 이상으로 늘리지 않으면 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탈퇴와 관련한 질문에서 “아마도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불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국들이 GDP의 2% 수준을 이전보다 더 빨리 달성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지출 비용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원국들의 반응은 다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존 목표를 넘어 국방비를 늘리기로 합의를 봤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부인했다. 국방비 지출 계획은 기본적으로 나토 정상회의 개최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나토 회원국은 2014년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까지 GDP의 2%라는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 그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양보를 얻어낸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독일을 집중 공격하며 나토를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11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주최한 조찬 회동에서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2 파이트라인’ 사업을 언급, “독일은 내가 생각하는 한 러시아에게 포로로 잡혀 있다. 러시아로부터 진짜 많은 에너지를 받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일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들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들여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독일을 특별히 겨냥한 것을 놓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무역 문제와 관련된 왜곡된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미국을 착취해 혜택 보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가스관 사업을 걸고 넘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독일이 러시아가 아닌 미국의 에너지 자원을 더 수입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외국 정상 중 한 명이라 눈 밖에 났다는 설명 등이 나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