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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TAPAS]일회용품업체의 자성 “우리가 판 것 직접 수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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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TAPAS=정태일 기자]“제가 봐도 길에 굴러다니는 종이컵, 플라스틱컵을 보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회용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막대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최근 공공기관 일회용컵 사용금지 지침이 내려지고, 카페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일회용품 ‘퇴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그간 일회용컵을 만들어 왔던 업체들은 졸지에 환경 파괴 ‘주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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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현대크린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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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30년 가까이 일회용컵을 만들어온 조길제 현대크린상사 대표는 직접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조 대표는 일회용품이 제대로 분리수거만 되도 지금과 같은 환경문제로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자동으로 분리수거 품목을 구분하는 기계식 수거장치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는 일회용품을 판매하기만 했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책임지고 직접 수거까지 할 각오”라며 “예를 들어 종이수거함에 플라스틱을 넣으면 반입금지 안내음성이 나오고 플라스틱을 토해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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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제 현대크린상사 대표[출처=현대크린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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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인 수거장치는 다음달 말 시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조 대표는 “수거장치를 환경부부터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등 관공서 먼저 설치한 뒤 고객사에도 수거장치 사용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300억원 규모의 현대크린상사는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카페베네, 버거킹 등 주요 업체들에 일회용컵을 납품하며 이 분야 주력 업체로 꼽히고 있다. 조 대표는 “기존 납품단가에서 추가비용 없이 무상으로 수거장치를 제공해 고객사의 분리수거 업무까지 우리가 도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계식 수거장치는 환경비 폐기물처리비용지원을 일정 부분 받아 제작될 예정이며, 조 대표는 이 기술에 대해 특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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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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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업체가 판매에서 나아가 수거까지 진출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우선 막대한 쓰레기 방출 원인을 제공한 입장에서 늦었지만 자원재사용 책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회용품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취지도 있다. 조 대표는 “1990년대 중후반만 해도 위생이 강조되며 일회용품의 장점이 높게 평가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여기에 편리함까지 더해져 관련 산업이 발전했는데 지금은 규제 일변도로만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머그컵 사용을 늘리면 세제 사용 역시 증가해 수질오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규제 일반도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에서 나오고 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일회용품 산업이 성장한 것은 시장의 ‘논리’였기 때문에 이를 강압적으로 막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편리함에 따르는 환경문제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자원재사용이라는 ‘순리’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므로 미약하지만 우리부터라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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