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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보수정치 활로, 청년마음 얻는 데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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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저출산 해결사 자임 이철우 신임 경북도지사

매일경제

이철우 경북도지사(62·자유한국당)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구두' 대신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지난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도청 조회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뛰어 달라'는 의미에서 운동화를 선물하자 운동화만 신은 채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 지사는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며 "격식 없이 소통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지사는 닫혀 있던 집무실 문도 항상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자신과 대화하고 싶으면 누구나 찾아오라'고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도 어김없이 운동화를 신고 등장했다. 문이 활짝 열린 도지사 접견실에서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지방선거 기간에 느꼈던 소감부터 털어놨다. 이 지사는 "현장을 다녀보니 경제가 너무 어려워 말이 아니다"며 "임기 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드는 만큼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수 정치의 활로도 결국 청년 마음을 얻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임기 내 '투자 유치 20조원,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지사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기업유치·공단분양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와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 등 경북 지역 주요 산업단지가 분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단분양TF팀을 가동해 토지 무상 임대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해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유치나 일자리 관련 부서 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실·국별로 일자리 창출 계획도 주문해 놓았다. 이 지사는 "일자리는 4차 산업, 문화관광,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창출할 수 있다"며 "4년간 기업 유치로 3만개, 문화·관광 분야에서 3만개, 공공지원 분야에서 3만개, 스마트팜 분야에서 1만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관광산업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북문화관광공사를 이른 시일 내에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경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도 내놨다. 그는 "현재 구미에서 이전해 간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는 30만명이 직간접적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다"며 "이들을 포함해 외국에 진출해 있는 경북 유관기업 직원들이 경북으로 휴가를 올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경북 대표 문화관광 상품으로 부각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그는 "경주엑스포에 한 해 예산이 200억원가량 투입되고 있다"며 "과연 경주엑스포가 200억원만큼 가치가 있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주변을 활성화하기 위한 경북 예천군 호명면 신도시 조성사업 역시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면서 추진하겠다"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 방안도 내놨다. 현재 경북 고령화율(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은 19.5%로 전남(21.8%) 다음으로 높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지사는 '저출산 대책 시범마을'을 조성해 청년들이 모여 가정을 꾸리는 경북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저출산 대책 시범마을을 올해 하반기 의성과 상주에 조성해 주거·의료·교육·복지가 어우러진 생활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청년이 모여들고 출산이 늘어나는 성과가 나타나면 경북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직원이 출산하면 출산휴가 3개월 외에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1년간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일자리와 저출산'을 도정 핵심 과제로 꼽고 '경북도 잡아위원회'를 출범해 도정을 운영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잡아위원회'는 일자리란 의미인 '잡(Job)'과 아이의 첫 글자 '아'를 따 만들었다. 각 분야에서 선발된 위원 109명 가운데 여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40대 이하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수 정치 변화를 위해 젊고 여성 중심적인 위원 구성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이 지사는 마지막으로 "1970년대 경북 인구가 경기도보다 많았듯이 경북이 다시 중심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며 "모든 정책의 초점을 일자리와 아이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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