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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종합] 치료감호 살인 전과자 정신병원서 도주…'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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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 규정 위반 및 늑장대응…전자발찌도 외출할 때만 착용 '허점'

보호관찰소 직원 부족으로 대응 골머리,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시급

뉴시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광주보호관찰소와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김모(4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치료감호 대상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채 탈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탈출 직전 김씨의 모습. 2018.07.09. (사진 = 광주경찰청 제공 영상 캡쳐)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감호 중인 살인 전과자가 폐쇄병동을 탈출했다 하루 만에 검거됐다.

병원 측은 살인 혐의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던 이 전과자가 달아난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신고하지 않았고, 폐쇄병동 출입을 통제해야 하는 준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병원과 교정당국의 허술한 관리체계에 비판이 나온다.

보호관찰소도 인력 부족으로 가출소·가종료자 등을 제대로 전담하지 않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보호관찰소와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김모(4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치료감호 대상자 준수사항을 위반한 채 탈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48분께 지역 모 대학교 캠퍼스 부근에서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을 것 같아 답답했다. 열려진 문으로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도주 직후 추가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있는지 조사한 뒤 보호관찰소에 인계할 방침이다.

김씨가 탈출 하루 만에 검거됐지만, 병원과 교정당국의 허술한 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병원 측은 24시간 동안 폐쇄 병동의 시정 장치를 잠그고 관리·감독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측은 김씨가 탈출한 지 1시간 만인 전날 오후 8시30분께 김씨의 도주 사실을 확인한 뒤 2시간이 지나서야 보호관찰소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 감호 중인 정신질환자가 추가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데도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폐쇄병동에 입원 중인 치료감호대상자는 전자발찌를 풀어놓고 생활하는 점도 문제시되고 있다.

보호관찰소는 '심리 치료·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치료감호 대상자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담당자를 병원으로 보내 전자발찌를 채운 뒤 외출 시 동행한다'고 설명했다.

24시간 폐쇄병동에서 병원 측의 관리를 받고 있어 매 시간 강제로 부착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에서 전자발찌 훼손에 따른 감시를 할 수 없는데다 이번처럼 병원 측의 늑장 대응이 이뤄질 경우 2차 피해 우려가 나온다.

보호관찰소 인력 부족으로, 한 직원이 250명 가량의 치료감호대상자·가출소·가종료자를 전담하고 있어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대상자를 사실상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광주에서는 99명의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를 7명의 보호관찰소 직원이 관리 중이다. 지역 보호관찰대상자는 3850명이지만, 관리 직원도 63명에 불과하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사실상 병원에 상주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관리상 허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대상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과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4월 광주 한 병원에서 동료 환자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복역을 마치고 감호소를 나온 뒤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서 전자발찌 부착 명령(10년)을 받고 광주 모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지난해 8월에는 전남 나주시 한 정신병원 주변 야산에서 휴대용 전자 부착장치를 버리고 벽돌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한 유태준(48)씨가 78일 동안 도주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바 있다. 당시 유씨는 통장을 개설하고 일용직 노동에 종사하며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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