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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영민 장관 취임 1년…통신역량 개선, 혁신성장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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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5G 상용화 진척 성과…신성장 산업 규제완화 촉진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를 이끄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오는 11일 취임 1년을 맞는다.

'국내 최고정보책임자(CIO) 1세대' 출신인 유 장관은 지난 1년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답게 5세대 이동통신(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통신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 국정 핵심키워드인 '혁신성장' 부문에 대한 주도력을 더 키우고 규제 완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뒤따른다.

◇ 가계 통신비 낮추고 이통사 경쟁력 강화 유도한 '5G 장관'

유 장관은 취임 직후 이동통신사의 반발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 종전 20%에서 25%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두달 뒤 25% 요금할인을 시행했고, 지난 5월 말까지 1천409만명이 25% 요금할인 혜택을 받았다.

작년 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의 요금을 월 1만1천원 추가 감면한 데 이어 조만간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해 월 1만1천원 한도로 요금을 감면하면 연간 저소득층 약 136만명과 어르신 약 174만명이 요금감면 수혜를 보게 된다.

특히 유 장관은 작년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제안했지만 이통사의 극심한 반대로 이후 1년가량 합의 도출에 어려움을 겪던 보편요금제 법안을 밀어붙여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와 국무회의 통과를 끌어냈다.

유 장관은 지난 5일 출입기자 워크숍에서 "대기업이 작은 한국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데 목매지 말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대형 이통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유 장관은 '5G 장관'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그는 5G 상용화 일정을 기존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긴 내년 3월로 설정했으며, 금액선택입찰 방식 도입을 통해 '쩐의 전쟁'으로 주목받던 5G 주파수 경매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마무리했다.

유 장관은 취임 직후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하고 지난 4월 과학기술정책 최상위 자문·심의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출범시키는 등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힘썼다.

연차평가 폐지 등 국가 연구개발(R&D) 분야 규제혁파방안을 마련했으며, 1년 이상 걸리던 예비 타당성 조사 소요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다.

미래유망 분야 원천연구 지원을 통해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인 한올바이오파마[009420]가 5천400억원 규모의 항체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을 중국과 스위스 기업에 이전하는 성과도 일궜다.

유 장관은 과학기술과 ICT를 통한 혁신성장을 위해 'I-Korea 4.0'을 정책브랜드로 설정하고 'DNA(데이터·네트워크·지능화)' 활성화, R&D 생태계 혁신, 국민 삶의 질 향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첫 5G 시범서비스…평창 ICT올림픽 잰걸음 (CG)



◇ 혁신성장 주도력 위태…차량호출·모바일결제 시장 개척 미흡

그러나 과기정통부 안팎에서는 '과학기술·ICT를 통한 혁신성장'이라는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구 미래창조과학부가 내세웠던 '창조경제'라는 허구적인 구호 대신 혁신성장, 4차산업혁명이라는 임무를 떠안았지만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가 택시업계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경영난에 처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사이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세계 3위 차량 호출서비스 업체 '그랩'은 SK와 현대차[005380]로부터 각각 268억원과 810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은 미래에셋으로부터 2천800억원을 투자받았다. 디디추싱은 자국에서 우버의 사업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호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서방국 시장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알리페이(支付寶)'를 운영하는 중국 모바일 결제업체 앤트파이낸셜은 지난달 싱가포르와 캐나다, 말레이시아 펀드 등으로부터 총 140억달러(약 15조6천380억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면에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를 능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내 모바일 결제 업계는 각종 규제에 묶여 걸음마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존 성장 동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배가될 필요가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이던 휴대전화 수출은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 비중이 10% 미만으로 줄어든 여파로 올 1~4월에는 10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4%로 전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하며 화웨이(華爲), 오포, 샤오미(小米), 비보 등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의 점유율(37.7%)과 격차가 17.3%포인트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웨이는 2분기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며 삼성전자를 위협할 뿐 아니라 5G 통신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5G 첫 상용화의 과실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민관합동으로 혁신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혁신성장본부를 출범시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혁신성장의 주도권마저 위협받게 됐다.

이와 관련, 유 장관은 "혁신성장의 중심에 과학기술과 ICT가 들어가 있지만, 이 부분을 주도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며 "규제 개혁이 어려운 도전이지만, 속도감 있게 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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