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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fn★인터뷰] 박정민 “이준익과 두 번째 작업? 수월함 없이 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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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배우 박정민이 첫 원톱 주연작 '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를 비롯해 '황산벌', '사도' 등의 시대극과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등 현대극을 오가며 관객들을 만난 이준익 감독이 청춘을 대표하는 박정민과 다시 한 번 만나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변산'은 아르바이트로 일상을 보내지만, 래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밤을 새워 곡을 쓰는 학수(박정민 분)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던 고향으로 내려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놀라울 만큼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박정민. 그는 캐릭터를 사랑할 줄 아는 배우였다. 그간 맡았던 작품들 중 박정민을 가장 녹여낸 캐릭터였다고 회상한 박정민은 청춘으로써 깊게 공감하고 있었다. 극 중 학수의 7전8기 도전기를 보며 가시적인 성과가 없던 시기가 닮았다고 밝힌 박정민은 그것이 '변산'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변산'은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람들, 볼법한 이야기 안에서 비극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 안에서 곧이 곧대로 감정에만 빠져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이야기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변산'의 색깔이다."

그렇다면 청춘 배우를 대변하는 박정민에게도 흑역사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에 박정민은 당연히 있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누구나 흑역사는 있다. 성과 없이 살았던 그 시간도 흑역사다. 그 시절의 쓸데없는 관념들도, 여자친구한테 차인 것도 흑역사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흑역사 순간들이 있다. 없던 일로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다. 갑자기 우울해지고 아직도 잊지 못했다는 것이 생각이 들어 우울해진다. 학수와 다르게 애써 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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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영화 '변산' 스틸컷



그런가 하면 박정민이 청춘으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궁금해졌다. 배우이자 작가인 박정민은 그의 책 '쓸 만한 인간'에서 "찌질하다의 반대말은 특별하다가 아니라 찌질했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배우를 떠나 인간 박정민은 소위 찌질한 인물인 학수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가졌을까.

"연기적인 힘을 뺐다. 극 중 학수는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데 욕심을 낸다면 보기 싫은 영화가 나올 것 같았다. 배우로써도 지칠 것 같았다. 그렇기에 상대 배우가 가지고 오는 것을 잘 받아주는 것이 고민의 결과였다. 혼자 나오는 신이 별로 없다. 항상 누군가랑 같이 나왔다. 학수는 이 영화의 관계성으로 드러나난다. 다른 인물이 학수에게 하는 행동으로 캐릭터가 가장 잘 드러나야 했다."

학수와 박정민은 어떤 공통점을 가질까. 이에 대해 박정민은 학수처럼 짜증이 많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감정 표현에 스스럼 없는 학수와 달리 실제로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변산'과 학수에게서 벗어나고 싶은데 막상 벗어나면 쓸쓸할 것 같다. 1년 동안 촬영하고 가사 쓰고 녹음하고 노래 만들면서 보냈다. 이준익 감독님과 두 번째 작품이지만 수월한 것은 잘 모르겠고, 고됐다. 저 혼자 할 일이 많았다. 동주 때보다 더 편해지긴 했다."

박정민의 두각을 나타낸 영화 '동주'와 '변산'은 청춘의 외침이라는 같은 선상에 서 있지만 비극과 희극으로 나뉜다. 몽규와 학수, 실제성격은 어느쪽에 가까울까.

"배우는 이 전 작품의 연기를 끌어오지 않는다. 몽규는 뜨겁고 학수는 차갑다. 학수는 냉소적이면서 부정적이기 때문에 반응 자체가 송몽규 보다는 차갑다. 모든 것을 매사 튕겨내면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극 중 예상보다 더 많은 분량의 랩을 무사히 소화해낸 박정민의 무대는 '변산'의 주 관전 포인트다. 앞서 밝혔듯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음악 작업과 랩 연습에 매진한 박정민은 학수의 감정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그의 땀 어린 열정은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청춘을 대표하는 학수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호소력을 덧입힌다.

"내 랩실력은 0점이다. 랩을 해보니까 알겠다. 실제로 래퍼들을 만났을 때 이런 실력을 보여서 죄송스럽고 무서웠다. 챙피해서 외국 나가고 싶다. 내 랩 실력이 흑역사다. 얀키 형은 못 해도 칭찬해준다. 절대로 이상하다, 못한다를 하지 않는다. 덕분에 자신감 있게 노래를 만들었다. 결과물을 들었을 때. 가장 할 수 있는 최선을 뽑아준다. 얀키 형에게 굉장히 고맙다."

한편 '변산' 개봉 전부터 박정민의 차기작이 화제를 자아냈다. '타짜3'의 출연을 확정한 박정민은 다시 한 번 청춘스타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담감도 있을 법도 하지만 박정민은 전혀 힘들지 않다면서 지금이 연기 하는 타이밍이기 때문에 쉬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님은 '타짜3'를 하지말라고 말라고 하시더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감독님에게 시나리오가 꽤 재밌다고 설득했다. 본인이 아끼는 배우가 소비되는 것에 있어서 거부감을 느끼시다가 차근 설득 할 필요가 없는데 설득한 것이다. 결국 잘 생각해보라 하셨다."

그간 느린 템포지만 확실하게 존재감을 빛냈던 박정민은 이제 서서히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작품에 뚜렷한 신념을 지니고 있어서 일까. 박정민은 인터뷰 내내 당당하면서도 여유로운 태도를 드러냈다. 박정민의 일부를 담은 학수는 관객들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될 전망이다. 박정민의 외침이 담긴 ‘변산’은 전국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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