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화통토크]②‘영업통’ 이대훈式 소통경영…“스킨십 늘리니 실적도 쑥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 52시간제’ 全영업점 전수 실태파악 나서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담=이데일리 김영수 금융부장·정리=박일경 기자] “연초에 지방에 있는 한 영업점의 직원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떤 사연으로 일선 직원이 직접 손편지를 보내왔을까’ 궁금해 하며 편지를 읽어보았습니다. 편지는 그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영업지점의 실적이 좋지 않아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직원들이 용기를 얻고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아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5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영업통’ 행장의 현장경영 과정에서 일어난 특별한 기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 행장은 “편지를 읽고 나니 해당 영업점을 당장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중요한 회의가 있었지만 일선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회의를 뒤로 한 채 서둘러 수행비서와 단둘이 직원들이 먹을 피자를 사들고 찾아갔다”고 회상했다.

이 행장은 “예고 없는 은행장의 영업점 방문에 직원들이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업점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은행장을 직접 마주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일반 고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제가 은행장이라고 밝히자 깜짝 놀라며 모두들 환호했다”면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은행장이 직원이었을 때의 영업노하우 등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직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나가는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손편지’에 감동…격의 없는 대화 ‘소통의 힘’

이 행장은 직원들에게 “실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너무 주눅 들지 말고 열심히 한다면 결과는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업점을 다녀간 이후 며칠이 안 돼 이번에는 그 영업점의 모든 직원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이 행장은 “은행장이 직접 방문해서 직원들을 격려해준 덕분에 직원들이 많은 힘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며 “저 또한 직원들이 직접 써서 보내온 손편지에 큰 감동을 받았고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상기했다.

3개월이 경과한 후 지방 출장 중에 그 영업점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서 다시 가봤다는 이 행장은 “직원들의 모습이 활기가 넘쳤고 친절한 고객 맞이와 자신감 있게 고객 상담을 하는 직원들을 보고 ‘지난번에 봤던 직원들이 맞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지점은 업적평가도 최하위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함으로써 전국에서 대표적인 우수 영업점이 됐다. 이런 변화에 대해 영업점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행장이 다녀간 뒤로부터 직원들이 힘을 얻어 눈에 띄게 달라졌고 자연스럽게 실적도 좋아졌다는 것.

이 행장은 “작은 실천이지만 직원과의 소통이 이렇게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놀랐으며 앞으로도 은행장과 직원, 그리고 직원 간의 소통을 활성화는 조직문화를 계속해서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통’·‘수익’·‘현장’ 중요…“수평적 리더십 정착시키겠다”

이대훈 행장은 작년 12월 취임 이래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현장을 누비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 가장 먼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은행장과 함께(With CEO)’와 같은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많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농협은행 내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데 노력해오고 있다.

특히 ‘주(週)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관련해서 전체 영업점에 대한 전수 실태파악에 나선 상태다. 영업직원은 창구 마감 뒤 점포가 문을 닫은 저녁 시간도 개인·기업 고객관리에 할애한다. 본점 역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2곳으로부터 국정감사를 받는 농협은행 특성상 국감을 앞두고 인사부서는 1달가량, 예산부서는 2달이나 야근을 하는 실정이다. 24시간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 자금운용부도 초과근무할 때가 많다. 이 행장은 전(全) 영업점 초과근무 상황을 전수 파악한 후 인력 충원 등 구체적인 근무환경 개선책 마련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이 행장은 “제4차 산업혁명 도래, 비대면 거래 본격화 등으로 은행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변화에 발맞춰 우리 농협은행의 조직문화도 외부환경 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 수평적 관계와 조직 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빠르게 정착돼야 한다”며 “이런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시대를 앞서나가는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들을 발굴할 수 있고 각종 위기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행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은 ‘소통’, ‘수익’, ‘현장’이다. 그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직원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고 성과우수 직원이 우대받는 조직문화를 구축해 ‘수익’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영업점 현장 방문을 확대해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직원과 고객의 의견을 수렴, 고객 중심의 마케팅 및 사업추진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