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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내일부터 기내식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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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4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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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기내식 지연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 기내식 서비스는 오는 5일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4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지연 사태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회장 옆에 선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함께 고개를 떨궜다.

박 회장은 먼저,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협력사 대표와 관련해 "불행한 일을 당해 무척 죄송스럽다. 유족께 깊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기내식 지연으로 불편을 끼친 승객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을 사랑해주셨던 국민들께도 큰 실망을 끼쳤다.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를 전했다.

그는 협력사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약속했다. 이어 "공항 직원들과 캐빈 승무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다. 회장으로서 깊은 책임감 느낀다"며 "우리 임직원에게도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선 운항이 일부 지연되고 일부 항공편에는 기내식이 아예 실리지 않은 채 운항되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온 독일 루프트한자의 스카이세프그룹(LSG)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이달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로부터 기내식 공급을 받기로 했다.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스위스와 4대 6 비율로 설립한 신생회사다.

하지만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설립 중이던 기내식 생산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케이터링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하루 3000식 정도만을 만들었던 샤프도앤코가 3만여식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요를 결국 맞추지 못하면서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LSG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게이트고메스위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하이난그룹이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조건으로 인수하면서, 기내식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호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해 무리하게 게이트고메스위스와 손을 잡은 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새로운 업체로 바꾸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LSG와의 계약은 IMF 극복을 위해 2003년 어려운 상황에서 한 것으로, 계약 만료 시점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구한 것은 당연한 비즈니스 과정이다. 이전엔 지분율도 20%밖에 되지 않았고 LSG는 여러 번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원가공개도 안 했다. 지금은 40대 60의 지분율에 경영 참여가 가능하고 원가공개도 약속했다. 여러 면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한 계약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내일(5일)부터는 노 밀(No Meal) 비행은 없을 것"이라며 "여름휴가철을 맞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들어가는 만큼 기내식의 원활한 공급은 물론 품질에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오랫동안 경영참여가 없던 딸 박세진(40)씨가 최근 금호리조트 상무로 올랐단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지지하고 있고, 경영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룹에선 작은 비중인 금호리조트에서 훈련받도록 한 것"이라며 "딸이지만 경영이 부족하고 사회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한다면 결코 용납하거나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지난 1일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그는 박 회장의 1남 1녀 중 둘째 딸로,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요리 전문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 도쿄와 런던 분교에서 공부했다. 일본 도쿄관광전문학교 음료서비스학과와 하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상지대학원 글로벌사회전공 석사학위를 땄다.

김 사장은 기내식 파문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연이은 비행 지연에도 불구하고 총수 일가가 탑승한 항공편은 기내식이 실린채 정상 운영됐단 지적에 대해서는 "항공편이 오전 10시 이후 집중돼 기내식 관련 차질은 대부분 오전 10시 이후 발생했다. 총수가 탑승한 항공편은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의 부당 행위와 비리 폭로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주도해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인원이 2500명을 넘으면서 오는 6일과 8일 광화문 집회를 예고한 데 대해 박 회장은 "책임져야 할 일은 책임지고, 소통할 부분은 소통하며 직원들의 정서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지탄을 받지 않는 경영을 하고 싶었다"면서 "부족한 조치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게 돼 부끄럽다. 빠른 시일 내 고객과 국민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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