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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이후 이통3사 5G 전략-SKT·KT는 AI·무인차…LG는 ‘네이버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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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가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고 5세대(5G) 통신 시대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실제 5G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이통 3사는 AI 서비스 확대, 자율주행차 개발, 포털사와 제휴 등 저마다의 셈법으로 5G 선도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단, 5G가 가져올 변화가 워낙 광범위해 전문가들도 섣불리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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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가 5G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고 본격 5G 시대 준비에 나섰다. 사진은 왼쪽부터 SK텔레콤 본사 5G 미래 체험관에서 방문객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모습, KT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5G 서비스 준비 완료를 선언하는 모습, LG유플러스가 네이버와 손잡고 도입한 AI 스피커 서비스 ‘유플러스 도우미’.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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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주파수 경매 막전막후

▷‘4G 지각’ KT, 5G는 2위 자리 꿰차

이통 3사의 5G 주파수 경매는 치열한 눈치싸움 속에 진행됐다.

우선 28㎓(기가헤르츠) 대역은 이미 6월 15일 경매 첫날 1라운드에서 이통 3사에 800㎒ 폭씩 대등하게 낙찰됐다. 관건은 전국망 대역이자 황금주파수인 3.5㎓. 당초 업계에서는 3.5㎓도 경매 첫날 낙찰되는 ‘단판 승부’ 또는 ‘조기 종료’ 시나리오가 힘을 얻었다. 경매 회차가 더해질수록 낙찰 금액이 올라가니 이통 3사가 적당히 가격을 써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경매는 첫날 6라운드까지 결론을 못 내고 2일 차로 넘어갔다.

왜 그랬을까. KT와 LG유플러스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인 때문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3.5㎓ 대역에서 총 280㎒ 폭의 주파수를 이통 3사에 나눠주려 했다. 각 사가 할당받을 수 있는 대역폭은 최대 100㎒로 제한했다. 대역폭이 넓을수록 더 많은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어 통신이 원활해진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시종 상한인 100㎒ 확보를 고수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렇다 할 카드를 내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100㎒를 먼저 가져가고, 남은 180㎒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90㎒씩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경매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예상대로 90㎒에 베팅한 반면, KT는 SK텔레콤과 같은 100㎒를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3사의 총 응찰 대역폭(290㎒)이 정부가 제공 가능한 280㎒ 폭을 넘어서면서 첫날 경매는 낙찰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개 블록(10㎒ 폭)당 가격은 948억원에서 957억원까지 상승했다.

KT가 낙찰가 인상 리스크에도 끝내 100㎒ 확보를 고수한 이유는 뭘까.

관계자들은 KT가 4G LTE 시장 초기에 주파수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1일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KT는 기존 2G 서비스 종료가 지연되며 이들보다 6개월 늦은 2012년 1월에야 LTE 시장에 합류, 후발주자가 됐다. 덕분에 발 빠르게 LTE 전환에 성공한 LG유플러스 점유율이 치솟으며 2위 자리를 넘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흑역사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KT는 5G 시장 초기부터 1등 사업자와 대등한 대역폭을 할당받아 선두주자 이미지를 굳히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20㎒ 적은 80㎒를 할당받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외형보다 실리를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내 통신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주파수 양이나 속도 경쟁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했다. LG유플러스가 할당받은 3.5㎓ 주파수 A블록은 추후 100㎒로 확대할 수 있어 확장성이 좋은 대역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래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자평한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의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재무적 부담을 고려, ‘가성비’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5G 시대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면 그때 대역폭을 확장해 따라가는 ‘패스트 폴로어’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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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5G 선점 전략은

▷상용화까지 첩첩산중…성패 예단 금물

주파수도 할당됐으니 남은 과제는 상용화다. 이통 3사는 수년 전부터 5G 선도 이미지를 얻기 위해 금방이라도 5G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마케팅을 해왔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5G 서비스를 체험하려면 빨라도 1~2년은 더 걸릴 전망이다.

일단 이통 3사가 할당받은 주파수를 활용해 3.5㎓ 대역 기준으로 3년 내 2만2500국의 무선국을 설치, 전국망을 구축해야 한다. 전국망 구축이 완료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와 킬러 콘텐츠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5G 전용 스마트폰, VR 헤드셋, 자율주행차 등이 먼저 보급되고 이에 탑재할 만한 킬러 콘텐츠가 하루빨리 개발돼야 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5G 스마트폰이 내년 초 출시돼 5G 전용 단말기의 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이미 4G LTE로도 대부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기껏해야 ‘UHD 화질 동영상’ ‘VR을 통한 실감형 중계’ 등이 물망에 오르지만 이들은 4G LTE 서비스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진정한 의미에서 5G 시대 개막이라 보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3G에서 4G LTE 전환기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해 소비자들이 통신 속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5G 전환기에는 그런 역할을 할 만한 단말기나 킬러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 최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고 가장 먼저 전국망을 구축하려는 경쟁도 결국은 이미지 싸움일 뿐, 소비자 후생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를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실리 전략’이 현명할 수 있다. 단, 소비자들이 이통사들의 현란한 마케팅에 현혹돼 번호이동에 나설 가능성이 적잖은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때문에 이통 3사는 앞으로 망 구축과 함께 5G 관련 ‘전략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누구’와 ‘기가지니’를 AI 스피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으로 삼고 각종 서비스와 연동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에 누구를 적용한 ‘T맵×누구’를 통해 음성으로 길 찾기, 문자 수·발신, 맛집 검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Btv 셋톱박스와 누구를 접목한 ‘Btv×누구’는 음성으로 콘텐츠 검색은 물론, 온라인 쇼핑도 가능하다. KT도 음성결제 기술을 결합한 ‘기가지니 추천쇼핑’, 음성 명령으로 가전기기를 원격 조정하는 스마트홈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양 사는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는 지난 2월 평창올림픽과 최근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 행사’ 등에서 ‘5G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시연하며 선도 업체를 자처하고 있다. SK텔레콤도 T맵을 활용, 유럽·중국·일본 초정밀 지도 대표 기업들과 세계 표준 HD 지도 서비스 출시를 위한 ‘원맵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자율주행 시장 내 리더십 과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의 ‘동맹 전략’을 선택했다. 자사 스마트홈 서비스에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단 자체 플랫폼이 아닌 만큼 서비스 고도화 국면에서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단, 네이버가 가진 빅데이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발주자로서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5G가 4G보다 훨씬 광범위한 변화를 수반하는 만큼, 이통 3사의 5G 선도 전략의 성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이 AI 스피커 기능을 계속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음악 감상 외에 이렇다 할 킬러 콘텐츠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율주행차는 ‘4차 산업혁명의 끝판왕’이라 할 정도로 실제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VR·AR 기술도 마찬가지다. 5G 시대 개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4G처럼 통신 산업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고 모든 ICT 산업이 엮여 있는 만큼 어느 기업이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4호 (2018.06.27~07.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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