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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과학을읽다]①앗!실수…그런데 위대한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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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약 페니실린을 발명한 알렉산더 플레밍.[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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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우연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위대한 발명과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작은 실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 본 예리한 통찰력과 그런 기회가 오기까지의 부단한 노력과 끈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수에 좌절하지 않고, 그 순간을 기회로 반전시킨 위대한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이 노벨상의 제창자인 알프레드 노벨입니다. 노벨의 가장 유명한 발명품은 다이너마이트입니다. 그러나 다이너마이트는 노벨의 많은 발명품 중 하나일뿐 입니다.

다이너마이트는 안전한 화약으로 광산, 토목 건설 등지에 널리 쓰이지만 폭발력이 약하고 연기가 많이 나서 군사용 폭약으로 쓰기에는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보다 강력한 화약을 발명하려고 고민하던 노벨은 어느 날 화약의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으로 실험을 하던 중 실수로 손가락을 베이게 됩니다.

그는 당시 액체 반창고로 사용하던 콜로디온 용액을 상처 부위에 바르고 실험을 계속했는데 니트로글리세린이 콜로디온 용액에 묻자 서로 용해되면서 모양이 변하는 것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과 콜로디온을 섞고 가열해서 투명한 젤리 상태의 물질인 '폭파 젤라틴(Blasting gelatine)'을 얻게 됩니다. 이 폭파 젤라틴이 바로 다이너마이트보다 3배 이상의 큰 폭발의 위력을 가진 폭약입니다. 일명 '다이너마이트 검(gum)'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폭파 젤라틴은 '시험관이 아니라 노벨의 손가락에서 탄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벨의 집념의 산물로 인정합니다. 실제로 노벨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긴 것이 폭파 젤라틴입니다. 젤라틴의 발명에 탄력을 받은 노벨은 군사용 폭약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놀라운 성능의 연기가 나지 않는 무연화약인 '바리스타이트(Ballistite)'를 발명하게 됩니다. 바리스타이트는 소총, 대포, 기뢰, 폭탄 등에 널리 쓰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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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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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걸리면 100% 사망할 수밖에 없었던 병인 매독과 폐렴 등을 이길 수 있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실수에서 놀라운 통찰력으로 인류를 질병에서 구해냈습니다.

플레밍은 영국의 세린트 페리 병원에 근무하면서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에 열중했습니다. 실패를 거듭하던 1928년 여름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페트리접시라는 특수한 배양접시를 배양기 밖에 둔 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배양접시를 확인하던 중 푸른곰팡이가 배양접시에 자라있고, 푸른곰팡이 주변의 포도상구균이 깨끗하게 녹아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플레밍이 일하던 아래층에는 곰팡이를 연구하던 라투슈가 항상 실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재수없는 일이라고 넘길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플레밍은 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평소에 항균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페니실린을 만드는데 기여한 이 특별한 곰팡이는 아래층의 라투슈의 연구실에서 올라와 플레밍의 페트리 접시에서 자리를 잡고 자란 것이었습니다. 휴가가기 전에 배양접시를 미처 배양기에 넣지 못했던 실수가 인류를 위한 위대한 발견이 된 셈입니다.

합성고무를 발명한 찰스 굿이어의 실수도 그의 집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늘날 합성고무는 자동차 타이어, 구명보트, 장갑, 튜브, 벨트 및 각종 부속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굿이어가 만든 당시에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무나무의 수액을 모아서 만드는 천연고무는 냄새가 많이 나고 날이 더우면 녹아버리는 성질 때문에 실제 생활에 이용하기에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굿이어는 거듭되는 실패와 가난 속에서도 '고무에 미친 인간'이라고 불리면서 고무 연구에 몰두하던 1839년 난로 위에 황을 끓이다가 실수로 그 위에 고무 덩어리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고무는 녹지 않고 약간 그슬리기만 했는데 여기서 힌트를 얻은 굳이어는 고무에 황을 섞어서 적당한 온도와 시간으로 가열하면 고무의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계속 연구에 몰두한 그는 오늘날과 같은 고무 가공방법인 '가황법'을 확립하면서 합성고무를 발명합니다. 훗날 그의 아들인 찰스 굿이어 주니어에 의해 합성고무 타이어가 세계 최초로 만들어 집니다.

이들 외에 나일론을 발명한 캐러더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의 발명자 중 한 명인 시라카와 히데키, 전자렌지를 만든 스펜서 등 실수를 기회로 활용해 위대한 발명을 이끌어낸 과학자들은 '②앗!실수…그런데 놀라운 발명?' 편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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