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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심각한 직장인 외로움, `깊은 교류`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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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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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96] 올해 초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직장인의 외로움을 잘 나타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45%가 '디지털 인맥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디지털상으로만 교류를 하는 '디지털 인맥'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66.3% 중 40.7%가 '외로움을 달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정보 교류, 제품 홍보 혹은 마케팅 등과 같은 업무 관련 도움을 뒤로하고 디지털 인맥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했다는 직장인들의 말은 현재 직장인 외로움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마리사 킹 예일대 경영대학원 조직행동학 교수는 오랫동안 직장인 외로움에 대해 연구해왔다. 킹 교수가 외로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개인적 경험에 의해서였다. 킹 교수는 이를 미국 의학원(National Academy of Medicine) 행사에서 밝힌 바 있다. 연구학자로서 일해 왔던 그가 부교수로 새롭게 직업을 전환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많은 사람 앞에서 강연하는 것이었다. 이때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들었던 조언은 '네가 다른 역할을 펼친다고 생각하라'였다. 이 조언대로 교수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맡으며 일했더니 킹 교수는 본모습에서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다. 교수 생활을 시작한 지 3년째 되던 해 킹 교수는 사회불안장애가 심해져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킹 교수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당시 상황을 얘기하며 킹 교수는 "그때 직장에서 나를 서포트해준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적으로 직장 내 외로움을 경험하며 외로움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킹 교수는 밝혔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외로워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이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킹 교수는 자신이 참여했던 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의외의 주장을 했다. 킹 교수와 연구진들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교류가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연구 대상자들에게 웨어러블 센서를 부착한 뒤 그들이 얼마나 자주 교류하는지, 상호 간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듣는지 등을 알아봤다. 그리고 연구진들은 반전의 결과를 발견했다. 직장에서 활발하게 교류하는 의사들이 오히려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가장 낮고, 번아웃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킹 교수는 외로움의 원인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교류하는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얼마큼 깊은 교류를 맺는지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킹 교수는 "직장 내 교류의 퀄리티를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이 자신의 본모습으로 생활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달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발행하는 'Yale Insights'와 인터뷰하면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킹 교수는 많은 직원이 함께 모여 갖는 점심시간, 탁구 게임 시간 등을 갖는다고 해서 사람들의 외로움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대신 직장 동료들끼리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서로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직장인의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라고 킹 교수는 제시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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